최근 LG전자 임직원‘파격 인상’소식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단협 '난항'

LG전자의 높은 임금 인상 소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동조합도 임금인상 요구에 나섰다. 시사경제신문

LG전자의 높은 임금 인상 소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동조합도 임금인상 요구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금 협상을 앞둔 삼성전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SK하이닉스의 기술사무직 지회(지회)의 가입자가 많이 증가했다. 최근 경쟁사들의 임금 교섭을 노조가 주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대거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LG전자와 LG전자노동조합은 올해 생산직을 포함해 임금인상률을 9%로 확정했다. LG전자는 노사와의 임단협을 통해 초임 기준 사원 4600만원, 선임 5500만원, 책임 7100만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인상률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2019년 설립 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임금협상안을 제출했다. 그간 '삼성전자 무노조 경영' 원칙에 따라 정식 노조가 아닌 노사협의회가 임금 협상을 맡아 왔다.

지난달부터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사측 2.5%, 직원 측 6% 초·중반대 인상안을 내고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짓고 3월 급여부터 적용했는데 올해는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회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전삼노가 노사협의회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요구하는 것도 진척되지 못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들의 요구안은 최고 10% 인상일 것으로 알려져 최종 임금인상률 결정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노조 중 가장 큰 규모의 노조이다.

전년도 삼성전자 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은 2.5%였다. 노조 측은 회사가 지난해 약 36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경영진 연봉이 두 배 이상 인상된 점을 들어 임금을 크게 늘려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코로나19 등 대외 불확실성을 들고 있어 이번 임금 인상 관련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도 올해 연봉 인상률이 높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최대 7% 적용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전년 대비 6.8%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지회 역시 올해 임금 협상에서 강한 임금 인상을 요구할 전망이다.

24일 지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노사 협의를 통해 기술사무직의 3월 급여부터 2021년 '연봉 선 조정분' 2.2%를 반영하기로 했다.

당초 사측은 공지를 통해 3년간 진급에서 누락된 사람에게는 연봉 선 조정분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전했지만, 지회가 "이는 불합리하다"고 나서자 회사가 이를 반영해 모든 기술사무직에 선 조정분을 반영키로 했다.

이로 인해 임직원 사이에서 지회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복수노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생산직 직원들로 구성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조가 다수 노조다. 지회는 사무직과 연구개발직을 중심으로 2018년 설립됐다. 특히 지회의 경우 가입자가 적은 만큼 과반 노조의 지위를 가져오지 못 해 낮은 입지를 보여왔지만, 이번 사례를 계기로 올해 임단협에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연봉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연봉 선 조정이란 임금교섭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 조정이 늦어지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미리 일정 비율을 먼저 인상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 내에서는 연말에 반영되는 임금 인상률이 임금교섭 타결 시기를 늦추는 이유로 보고 있다. 최대한 교섭을 늦게 진행해 많은 요구를 주장하는 게 유리하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