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가정용’, LG전자는 ‘산업용’ 양사 로봇 라인업 강화

(좌)삼성봇 핸디가 직접 잡아 설거지를 하고 있다. (우)LG 클로이 바리스타 봇·모델이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 참가해 LG 클로이 안내로봇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활용이 가능한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19년 310억달러(약 27조원)에서 오는 2024년 1220억달러(약 145조원)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29% 이상 성장하는 것이다.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송과 물류, 의료 등 전문 서비스 로봇의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전체 로봇 시장에서 서비스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였으나 2024년에는 7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로봇’ 달린다

국내 기업들도 시장 선점을 위한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고, 일부 제품들은 시제품 형태로 공개되거나 이미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정용 로봇을 LG전자는 산업용 로봇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삼성봇'과 LG전자의 'LG 클로이' 등이 대표적인 국내 기업들의 로봇 브랜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전사 조직개편 당시 빅데이터센터를 처음으로 CEO 직속 조직에 포함하고, CEO 직속으로 로봇사업화 전담팀을 신설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11월 CEO 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를 신설한 LG전자가 로봇 상용화에 한 발 더 앞서 있다.

◇삼성전자 '삼성봇' 상용화 눈앞

삼성전자는 그동안 집안일 하는 로봇 등 가전 특화 로봇을 주로 내놨다. 이들은 매년 다양한 콘셉트를 접목한 삼성봇을 공개 중이다. 건강관리를 돕는 '삼성봇 케어'·공기 관리가 가능한 '삼성봇 에어'·쇼핑몰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삼성봇 리테일'·주방에서 일을 돕는 '삼성 셰프봇' 등 로봇 사업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인 '젬스' 등도 개발해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ES 2021에서는 '삼성봇 핸디'와 '삼성 제트봇 AI' 등 새로운 로봇 라인업을 발표했다. 삼성봇 핸디는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으며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를 선보였다. CES 2020에 등장했던 볼리의 컨셉은 '지능형 동반자 로봇'이다. 공 모양으로 자유롭게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니며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TV 등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홈 케어를 수행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리서치 승현준 사장은 "로봇은 AI 기반의 개인화된 서비스의 정점"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전자, 국내 로봇시장 공략 본격화

LG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로봇의 미래 기술과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초부터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구 회장 취임 한 달 후인 2018년 7월 LG전자는 로보스타의 경영권 33.4%를 인수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취임 직후 진행된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는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전자는 인수합병이나 협업 등을 통해 사업 기회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미국 산업용 로봇 기업인 로보스타 외에도 엔젤 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했다.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로봇 솔루션 업체인 로보티즈와 로봇이 스스로 이동할 때 쓰는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한다. LG전자가 로봇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로보티즈는 자율 주행 모듈 구동부 등 하드웨어를 만드는 식이다.

LG전자는 제조 현장이나 서비스업종 등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주로 선보인다. 이들은 그동안 안내 로봇 클로이 안내 로봇과 직접 요리를 만드는 클로이 셰프봇, 음식을 나르는 클로이 서브봇 등을 내놨다. LG전자는 호텔이나 병원, 식음료 등 공간과 필요에 따른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인천공항에 LG 클로이 안내 로봇을 선제적으로 투입했다. 이어 자율주행과 수납이 가능한 LG 클로이 서브봇은 서울대학병원 대한외래에 혈액 검체나 처방약, 소모품 등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겼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최근 5년 정도를 기점으로 대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며 차기 먹거리로 준비하고 있다"며 "음식을 만드는 로봇이나 협동 로봇은 처음 제조업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를 서비스로봇에 접목시켜 구매 대상을 달리하며 다양한 예시를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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