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및 경기침체 위기극복 위한 ‘경영 현대화’ 총력

정부, 지자체, 상인들... 전통시장 활성화 및 시설 현대화 총력
온라인 배달체계, 스마트 상점 등 디지털상권 르네상스 사업 추진
무인시스템 도입, 온라인 배달, 무선결제, VR 지도 등 추진

송화벽화시장, 최신 시설과 특화 상품 개발로 변화의 모멘텀 꾀해
젊은 상인들 대거 충원... 또래 고객 유치와 시장 활성화 주력
유튜브, 비대면 온라인 판매 지속적인 홍보 및 병행

 
송화벽화시장은 1974년 조성돼 반 백년 세월 지역과 함께 성장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에 둘러싸여 있어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2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전통시장이다. 지난 13일 오후 송화벽화시장 입구. 원금희 기자

 

정부와 자치구는 코로나19 장기화 및 대형마트·인터넷쇼핑몰에 밀려 침체 돼 가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경영 현대화에 총력을기울이고 있다.

서울 동작구의 경우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상권 르네상스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사당역-이수역 LINK 상권’의 5개년 사업 실행계획 수립을시작했다. 상권 르네상스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를 포함해 쇠퇴한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프로젝트로 올부터 5년간 최대 100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사업이다.

양천구는 관내 신영시장과 손잡고 ‘상인 주도형 사업’인 ▲상인 유튜버 양성 ▲같이 소비 촉진행사 ▲모바일페이백 ▲라이브커머스(소비자와 채팅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는 스트리밍 방송)등을 추진하며 온라인매출 증대와 전통시장 디지털화에 치중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총 20개의 전통시장과 3,140점포(건물형 8개 등록시장에 1148점포, 골목형 12개 인정시장에 1992점포)에 ‘시설현대화·경영현대화·안전관리’에 주력하며 전통시장 부활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성동구는 전국 최초 ‘전통시장연계형 도시재생사업’을 실시했다. 이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사업 모델로서 전통시장 중심의상권 활성화와 주변 주거지 환경개선을 동시에 모색하는 사업이다.
 
정부도 오는 2025년까지 온라인 배달체계 등을 갖춘 디지털 전통시장 500곳, 로봇 등을도입한 스마트 상점 10만 개, 스마트공방 1만 개를 보급하고 내년까지 이들이 집적된 디지털상권 르네상스 사업도 추진한다.
 

송화벽화시장의 반찬가게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 13일 오후 고객들이 반찬가게 앞에 길게 줄지어 있다. 원금희 기자
송화벽화시장의 반찬가게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 13일 오후 고객들이 반찬가게 앞에 길게 줄지어 있다. 원금희 기자

 

반 백년 세월 지역과 함께 성장... 특화된 반찬가게에 손님들 줄서서 기다려

송화벽화시장은 1974년 조성돼 반 백년 세월 지역과 함께 성장했다. 내발산동에 위치하며 인근 발산초, 화곡중·고 등 학교가 밀집해 있고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에 둘러싸여 있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2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전통시장이다.

송화(松禾)란 이름에서 소나무(pine)를 차용, 신규 BI(아임파인, I'm fine.)를 활용한 이미지의 간판을 얼굴로 내세우고,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벽화들을 걸어 이색적인 시장 풍경을 연출했다. 이러한 시도는 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변화의 모멘텀이 됐다.
  
송화벽화시장은 104개 점포와 노점으로 조성돼 있으며 각종 식재료와 먹거리, 잡화, 의류, 주단, 철물, 까페, 화장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재화를 갖췄다. 

특히 사람들의 입소문을 탄 반찬가게에서 고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기를 찾는 오전 11시 즈음부터 이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갓 만들어진 밑반찬이 먹기 좋은 모양으로 포장돼 나와 손님들의 식욕을 돋운다.

한 반찬가게에 줄을 선 주부 최모씨는 “남편과 맞벌이 중으로 평일에 시장에서 재료를 사고 반찬을 만들어 먹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주말에 장도 보고 반찬도 사곤 하는데 여기 반찬은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맛으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다양한 반찬에 가격도 저렴하고 그날그날 싱싱한 재료로 만들어져 식감이 매우 좋다. 직접 먹어보고 원하는 반찬을 적당하게 살 수 있어 돈도 절약되고 음식물 쓰레기도 거의 나오지 않아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다”며 이곳에서 반찬을 장만하는 이유를 밝혔다.

처음 이곳 반찬가게는 밑반찬을 만들 수 있는 재료만 팔았다. 시간이 흘러 맞벌이 가정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은 재료보단 완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상인들도 이들의 수요에 맞춰 여러 종류의 밑반찬을 만들면서 반찬 가게의 외연이 넓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 발전의 원동력이 됐고 다른 품목의 상인들도 고객의 요구에 충족하는 상품 생산과 진열에 더 노력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기존 중장년층 상인들 위주에서 젊은 상인들이 대거 늘면서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또래 고객의 발길을 끄는 등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뿐만아니라 이곳은 제철 나물들과 식재료가 풍성하게 갖춰져 있어 주부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장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상인들의 손 큰 인심이 더해져 장바구니를 가득 채울 수 있다. 이에 멀리 구로, 금천, 인천, 부천 등의 주민들도 이곳을 찾을 만큼 송화벽화시장은 황금기를 맞게 됐다.
 

지난 13일 오후 장을 보고 있는 한 주부. 원금희 기자
지난 13일 오후 장을 보고 있는 한 주부. 원금희 기자

 

조덕준 조합장... “송화벽화시장은 사람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녹아있는 삶의 안식처이자 생활 공간”

전국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침체에 타격을 입은 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송화벽화시장 역시 코로나19 직격탄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사람들의 발길도 줄고 소비 단가도 크게 떨어졌다. 고객들은 예전 만원 대신 현재 오천원으로 소비 금액을 줄이고 지갑을 닫았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해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장사도 어려워졌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 될 거라 생각 했지만 예상 밖으로 사태가 더욱 심각해 졌다. 지역 경제가 휘청하면서 전통시장도 큰 타격을 받았다. 손님들의 발길이 멀어지면서 장사는 나날이 힘들어졌다. 단 며칠의 명절기간에도 2~3백만 원 정도의 매출이 급감했고 평일 전체매출도 보통 일백~ 일백 오십만원 정도 줄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어째든 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궁리를 하고 있다. 그날그날 가져온 싱싱한 생선을 손님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물건이 남을 경우 무조건 싸께 팔아 손실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요즘은 하루하루 장사하는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고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상인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상인들의 권익 향상과 시장 발전을 위해 발로 뛰는 송화벽화시장 조덕준 조합장은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과 대안을 제시했다.

20년 넘게 시장의 궂은일을 도맡아온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상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님도 크게 줄고 매출도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와 지자체의 홍보로 다수의  고객들이 비대면 온라인과 유튜브 구매 쪽으로 소비 패턴을 옮겨가는 추세다. 이로 인해 주로 직접 판매에 의존하는 상인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 조합장은 “메르스나 사스의 경우 고객들이 한동안 감소했다 다시 원래 상태로 회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은 매우 이례적으로 줄어든 고객들이 다시 원상복귀 되지 않는다”며 시장의 어려운 여건을 전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강서구청과 손잡고 여러 가지 자구책을 마련했다. 배송센터와 고객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고객들의 장보기 편의를 돕고, 조만간 손님들의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네이버 박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여러 군데의 점포에서 유튜브, 비대면 온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 판매의 경우 누군가가 여기에만 매달려 전화 및 컴퓨터와 핸드폰으로 매출을 관리하고 물건을 포장해 택배나 퀵으로 보내야 한다. 그러나 과일, 채소, 건어물 등 대부분의 상인들이 직접 판매에 주력하고 또다른 인력을 쓰기 어려운 상태여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며 온라인 판매에 대한 한계를 언급했다.

끝으로 조덕준 조합장은 송화벽화시장을 찾는 고객들을 향해 “항상 우리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때로는 상인들이 불친절하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손님들도 더러 있다. 상인들이 하루에도 수십 수 백명의 손님을 상대하다 보니 모든 이들의 편의를 다 맞추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조금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동네 이웃이라 생각하고 이해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통시장은 지역과 함께 울고 웃고 부대끼고 성장한다. 이곳은 사람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녹아있는 삶의 안식처이자 생활 공간이다. 다시 한번 송화벽화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고마운 맘을 전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오후 송화벽화시장 풍경. 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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