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 밀집된 모습, “오해가 안타까워”... 사비로 마스크 구매

17일 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 4차 공판이 열린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한 시민이 취재진에게 마스크를 건넸다. 김혜빈 기자

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 4차 공판이 열린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한 시민이 취재진에게 '우리 정인이 잘 부탁드려요'가 새겨진 마스크를 건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7일 오후 2시부터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씨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한다. 이날 공판을 대기하는 취재진 앞에 한 시민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우리 정인이 잘 부탁드려요" 라며 마스크를 건네고 있었다.

취재진에게 마스크를 돌린 그는 자신을 평범한 엄마라고 소개하며 마스크를 돌리는 이유에 대해 "지난 2차 공판에 사람들이 좋은 마음으로 나왔지만 밀집된 모습을 보고 코로나19 라는 예민한 상황이라 여론에 좋지 못한 시선을 받았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사비로 마스크를 구매해 왜곡 없이 '정인이 사건'을 잘 부탁드린다는 마음에 마스크를 취재진에게 건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공판장 앞에서 정인이를 응원하는 사람들 다수가 자신과 같이 정인이 또래 아이들의 부모"라며, "자식을 보면 그 안에서 정인이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6개월밖에 안 된 아이는 보호의 대상이지 결코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비록 범죄자가 처벌을 받더라도 정인이는 돌아오진 못하지만, 범죄자가 높은 형량을 받아 이 사례가 모범이 된다면 앞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근본적인 학대가 줄어들어 정인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을 받는 장씨는 자신이 입양한 딸 정인이를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상습 폭행 및 학대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등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남편 안씨는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시사경제신문=김혜빈 기자]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