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일용직 일자리 구하려 건설기초안전교육생 늘어

11일 오전 인천시 부평역 인근의 한 건설기초안전교육원에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건설기초안전교육(이하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려면 안전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김혜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본업을 대신해 일용직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11일 오전 인천시 부평역 인근의 한 건설기초안전교육원에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건설기초안전교육(이하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려면 안전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부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김이산(48.인천) 씨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식당 운영이 어려워지자 건설현장에 나가기 위해 안전교육장을 찾았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식당 문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면서 손님이 줄어들더니 이제는 방문이 뚝 끊겼다”며 “최근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연장됐지만 그동안 계속된 영업제한으로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고 있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방문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교육원을 찾는 젊은층도 늘고 있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이모(36) 씨는 지난해 6월부터 무급휴직 상태였다가 최근 회사로부터 희망퇴직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무급휴직으로 전환할 당시 사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정리해고 등 인력감축은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회사가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약속을 믿고 반년 넘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갔지만, 이제는 그런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워 건설현장에 나가기 위해 교육원을 찾았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종사자 1인 이상인 숙박·음식업 사업체의 종사자는 104만5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4만명(18.7%) 급감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되고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피해가 큰 자영업자와 이곳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안전교육장을 찾고 있다.

교육원 이모 강사는 “교육생 숫자는 코로나19 전후와 큰 차이가 없지만 최근에 자영업을 하던 분들이 교육을 받으러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본업은 뒤로 하고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려는 자영업자수가 증가한 것을 정부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전 업종을 통틀어 1인 이상인 사업체 종사자수는 1년 전보다 35만1천명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4월(36만5천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저임금 근로자가 대다수인 숙박·음식업으로 고용 충격이 집중됐다.

종사자 1인 이상인 숙박·음식업 사업체의 종사자는 104만5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4만명(18.7%) 급감했다. 지난 2009년 사업체 노동력 조사의 고용 부문 통계를 작성한 이래 숙박·음식업 종사자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숙박·음식업 종사자들뿐 아니라 정규직 일자리도 줄어들어 건설현장에 일하기 위해 안전교육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사경제신문=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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