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 반발에 사실상 백기 들어
사조산업 "내부사정과 경영 판단 사유로 합병 철회" 공시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 연합뉴스

[시사경제신문=서경영 기자] 사조산업이 캐슬렉스CC 서울과 캐슬렉스CC 제주의 합병안을 철회했다. 사조산업은 8일 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의 합병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8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사조산업 측은 "캐슬렉스 서울은 비용 절감 및 경영 효율성 개선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목적으로 캐슬렉스 제주와의 합병 절차를 진행했다"며 "양사 간 합병 절차 진행 과정에서 회사의 내부사정과 경영 판단의 사유로 합병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조산업은 작년 말 두 골프장 합병안을 밝혔다가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오너가 소유인 캐슬렉스 제주의 손실을 사조산업에 전가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캐슬렉스 서울은 사조산업이 79.5%, 사조씨푸드가 20%,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이 0.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캐슬렉스 제주는 주 회장의 아들인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이 49.5%로 대주주다. 서울 골프장은 사조그룹의 계열사인 반면, 제주 골프장은 사실상 주 부사장의 개인 회사인 셈이다.

캐슬렉스 제주는 현재 장기간 경영악화로 완전 자본잠식(적자 누적으로 결손이 계속돼 총자본이 마이너스로 된 상태)됐다. 2019년말 기준 캐슬렉스 제주의 총자본은 마이너스(-) 206억원이다. 캐슬렉스 서울도 총자본은 -88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다만 이 회사는 한 해동안 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캐슬렉스 서울은 제주 골프장의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두 회사의 합병을 막기 위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와 사조산업 경영 참여를 위한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하기도 했다. 사조산업 주주연대의 송종국 대표는 "사조산업이 92% 소유한 캐슬렉스 서울의 56만평 부지 일부 2400평이 2011년 하남시에 160억원에 수용되었고, 충북 30만평, 동탄 3만평, 서대문 사옥, 삼성동 빌딩, 계열사 등이 보유한 총 부동산의 가치를 시가로 평가하면 4조~6조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19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오너리스크로 회사가치가 훼손돼 있는 사조산업에 대한 경영감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주주연대가 이 문제를 주주총회에서 쟁점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결국 한발 물러나 합병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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