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에는 분실했다고 숨겨왔던 자료"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SH공사 마곡 분양원가 자료 은폐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전 서울시장들의 재직시절 분양가 공개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사경제신문=김혜윤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경실련과의 정보 공개 소송에서 분실했다고 주장한 분양 원가자료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SH가 뒤늦게 법원에 낸 원가 자료를 놓고 진실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실련 등이 원가 공개 고의 은폐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SH가 뒤늦게 해당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4일 김은혜 의원, 경실련과 함께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가 마곡 15단지의 분양 원가자료를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SH부터 받은 건축비 원가 자료는 SH가 그동안 분실했다고 숨겨왔던 자료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2013년 8월에 분양 공고한 마곡 15단지의 건축비 원가자료로 SH가 경실련과의 정보공개 행정소송과정에서 ‘분실했다’며 제출을 거부해왔던 자료”라고 주장했다.

이에 SH는 입장문을 내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자료를 잃어버려서 공개할 수 없었고, ▲자료를 찾은 뒤 이미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고의로 은폐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SH의 이같은 해명에 하 의원실 등은 거짓 해명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하 의원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SH가 ‘해당 자료는 건설업체의 영업상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어 공개가 어렵다’라고 했다가 의원실에서 거세게 항의하자 SH가 내부 회의를 거쳐 마지못해 자료를 토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SH가 자료 찾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 이미 법원에 제출했으니 은폐가 아니라는 해명도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SH가 ‘마곡15단지의 설계내역서’를 법원에 접수한 날은 경실련이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그저께 3일로 확인됐다”며 “시민단체와 재판부를 속일 마음이 없었다면, 의원실에 자료를 보낸 2월 15일에 재판부에도 보냈어야 한다. 3월 3일까지 시간을 끌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료를 분실했다는 해명도 거짓말이고 고의 은폐 아니라는 해명도 거짓말”이라며 “SH는 서울시민의 편인지 건설업자의 편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LH, SH의 투기와 은폐 사태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SH는 거짓 해명 중단하고 분양 원가의 투명한 공개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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