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수호‧국민보호”...정치인의 길 간다
이명박·박근혜 구속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行 어려울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주현 기자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제(4일)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밝히고 사의를 표했다. 사실상 정계 진출 선언으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때부터 시작된 윤 총장과 청와대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순위를 다툰 만큼 윤 총장의 거취에 따라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선주자 인물난을 겪던 야권은 윤 총장의 정치 선언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주 원내대표는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금 시간을 갖고 윤 총장의 뜻도 확인해보고 어떤 식으로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할지 만나기 위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윤 총장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냈다. 안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상식과 정의를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윤 총장님, 그동안 수고하셨다"며 "하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윤 총장님의 앞날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의 잇따른 러브콜에 윤 총장은 곧바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4‧7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이 있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에서 야권이 패할 경우 자연스럽게 윤 총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는 야권은 윤 총장을 중심으로 대선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이 당선될 경우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앞장섰기 때문에 국민의힘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제3지대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중도진영 주도의 정계개편에 윤 총장이 참여하는 것이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윤 총장에게 호의적인 만큼 4‧7 재보선에서 안철수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안‧윤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윤 총장이 사실상 정계 진출을 선언한 만큼 대선으로 가기 위한 행보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으로써는 독자 노선을 만들기 위해 지지세력 결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