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디지털세·탄소세 등 국제조세 동향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
다국적·수출기업 대상 국제조세...수출주도 한국경제 직격탄 우려

'디지털세·탄소세 등 국제조세 동향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가 3일 개최됐다. 사진= 전경련 제공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국내 탄소세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늘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BIAC 한국위원회 자격으로 '디지털세·탄소세 등 국제조세 동향과 한국의 대응' 세미나를 개최했다.

EY한영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국경세 도입 시 한국기업들이 미국과 EU, 중국에 지급해야 할 탄소 국경세는 2023년 6천100억원, 2030년 1조8천7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대해 전경련 이번 세미나에서 법무법인 율촌 이경근 박사는 "디지털세와 탄소 국경세 모두 자국 기업이 아닌 다국적·수출기업이 대상인 국제조세로, 수출주도 한국경제에 직격탄"이라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2015년 국내 도입된 배출권 거래제의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탄소세까지 연내 도입되면 국내 기업은 삼중의 규제 부담 앞에 놓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경근 박사는 토론에서 "탄소세 도입은 세제의 역진성과 증세에 대한 조세저항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조세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 기후 대응 기금의 합리적 사용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세란, 영업장 위치와 관계없이 해외기업의 자국 내 디지털 관련 매출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인세다. 탄소 국경세는 자국보다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의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OECD는 디지털세 규범 확립 시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천억 달러(118조원)의 세수 확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탄소 국경세 시행 시 유럽연합(EU)은 50억~140억 유로(6조8천억~19조원), 미국은 120억 달러(13조3천억원)의 연간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두 조세가 글로벌 대기업과 탄소 집약적 상품에 부과된다는 점에서 주요 산업이 제조업 기반이고, 주요국 대비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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