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재 후 취소 매매 건수 3천279건
국토부, "시스템 개선으로 집값 교란 정밀 모니터링 실시"

부동산정보업체 디스코에서 11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과 세종에서 최고가로 매매된 아파트의 44.2%, 50.0%는 실거래 시스템에 올렸다가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연합뉴스


부동산정보업체 디스코가 11일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재된 거래 내용 12만9천804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과 세종에서 신고가 거래 중 각 44.2%, 50.0% 실거래가 등재 후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시스템에 고가의 허위 계약을 올렸다가 내리는 식으로 호가를 조작하는 교란 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세종시는 작년 한 해 아파트값 상승률(44.97%)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은 3.3㎡당 평균 아파트값(4천40만원)이 작년 말 처음으로 4천만원을 넘어섰다.

다른 지역의 아파트 매매 취소 건수 중 신고가 비율은 전남 23.6%, 제주 21.4%, 대구 20.0%, 부산 17.8%, 경기 12.9% 등이었다.

이처럼 실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세종과 서울에서 매매 취소 건수 중 신고가 비율이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그간 허위 실거래가로 가격 부풀리기 효과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김태훈 디스코 데이터연구팀장은 "모든 신고가 취소가 호가를 띄우기 위해 의도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실거래가가 매매 시세를 판단하는바로미터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취소된 신고가 매매가 이후 매매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138건이 취소된 가운데 이 중 61건은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였다. 성동구 금호동2가 신금호파크자이 전용면적 84.98㎡는 지난해 12월 9일 16억8천만 원(12층)에 매매됐다고 시스템에 등재됐다가 20일 뒤에 돌연 계약 내용이 삭제됐다.

세종시는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 거래가 취소된 20건의 아파트 매매 가운데 10건이 당시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였다. 새롬동 새뜸마을11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1866㎡는 지난달 15일 신고가인 14억1천만원(14층)에 매매 계약서를 쓴 것으로 등록됐으나 불과 사흘만인 같은 달 18일 등록이 취소됐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달 1일부터 집값을 올리기 위한 허위 계약을 막기 위해 시스템에 주택 매매 계약이 등록됐다가 취소되는 경우 단순히 삭제하지 않고, 그 내용을 남기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앞으로 집값 교란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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