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기대와 회의, 우려가 교차하는 다양한 반응 나와
"중증 환자 병상 등 의료자원 부담 경감에 기여할 것"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가운데)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브리핑룸에서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조건부 품목허가 최종점검위원회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활용해 만드는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를 5일 식약처가 임상 3상 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가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렉키로나주가 의료현장에 사용되면 앞으로 국내에서 사용될 백신과 함께 코로나19 극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임상 3상에서 분명한 효과가 확인된다면 중환자 병상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심사 과정에서 경증 환자에 대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으며, 일각에서는 항체치료제의 효능·효과가 기대에 비해 크지 않고 현재 공개된 임상시험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을 낮춰 주므로 병상 확보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와 임상시험 계획의 적절성 등을 문제 삼는 회의와 우려가 한 번에 나오고 있다.

앞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급격하게 증가하는 중증 환자로 인해 고갈되는 병상, 인력 등 의료자원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시험 프로토콜이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다"며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 전체를 알 수가 없다"고 일축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리제네론이나 릴리의 항체치료제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이행을 막는 데 쓰이는데, 우리나라는 중등도 환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며 "임상 3상에서 입원 전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임상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이뤄졌는데, 폐렴을 동반한 중등증 환자가 전체 임상시험 모집단의 60%를 차지한다.

한편,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한국과학기자협회의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 토론회에서 항체치료제가 중증 또는 변이 바이러스 환자에게는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식약처는 임상 3상 시험 자료 제출을 전제로 하는 렉키로나주의 품목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임상 3상 시험이 충실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시사경제신문=이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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