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원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우울증 진단에 기여"

기초지원연구원은 신체 염증이 우울증을 일이키는 과정을 규명했다. 사진=연합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속 허송욱 박사 연구팀이 신체 염증이 뇌로 전이돼 우울증을 일으키는 과정을 규명해 주목된다.

그동안의 임상 연구에서 염증성 질환 환자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염증이 어떻게 우울증을 유발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지난달 21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염증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과정을 처음으로 생체영상 기술을 통해 밝혀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신체는 외부에서 자극을 받으면 보호 기제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세균 등으로 신체 감염이 발생하면 '핵인자 카파 비'(NFκB)라는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 염증 촉진 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을 통해 감염원이 제거되면 항염증 작용을 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GR) 단백질이 발현되며, GR 단백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염증성 질환이 생긴다.

연구팀은 NFκB와 GR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발광하는 고감도 측정 센서를 개발, 살아있는 동물의 뇌에 주입한 뒤 염증을 유도한 후 단백질 활성을 측정했다.

투여 후 1∼6시간이 지난 초기에는 NFκB가 활성화돼 염증 반응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 통증을 느끼는 것을 행동 실험을 통해 확인했으나 뇌에서 염증 반응이나 우울증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중반부(6∼10시간)에는 GR 단백질 센서를 통해 염증 반응이 억제됨을 알 수 있었다. 뇌 역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후반부(10∼12시간)에 이르자 뇌의 전두엽에서 NFκB가 활성화돼 신체 염증이 뇌로 전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을 억제하는 GR 단백질도 활성화됐지만 제 기능을 못 해 뇌에서 염증 반응이 계속됐으며, 동물 모델에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난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자체 보유한 '발광 형광 실험동물 이미징 시스템' 장비를 이용해 살아있는 동물을 마취시킨 상태에서 염증 현상을 실시간으로 영상화해서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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