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매매 수급지수 117.2, 지난 2012년 조사 이후 최고
새해 더 강해진 아파트 매수심리, 정부 공급대책 ‘무용지물’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공급대책이 공공과 임대에 무게가 실리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이는 고스란히 매수심리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발표 예고에도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이 공공과 임대에 무게가 실리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이는 고스란히 매수심리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부동산업계는 정부가 2월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했으나 시장의 기대치를 채우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을 잡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정부가 설 연휴 전 발표할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은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 그리고 역세권 고밀도 개발이 핵심 내용이다.

주택 수요자들은 좋은 입지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민간 아파트를 원한다. 하지만 정부의 메시지는 한결같이 공공과 임대에 함몰돼 있다. 이 같은 기조는 민간 공급을 위축시켜 오히려 희소성만 더 높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리고 이는 재차 집값 상승의 동력이 되는 부작용만 되풀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으로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117.2를 기록해 전주의 115.3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매매 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또‘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매도자 우위 시장임을 뜻한다. 수치가 기준선인 ‘100’에 가까우면 수요와 공급 비중이 비슷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이 각각 123.1, 112.8로 나란히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는 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조이자 매매 수요가 서울에서 경기로 넘어오면서 재작년 12월에 100을 넘겼다. 이는 2017년 7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었다.

이후에도 경기는 지난해 6·17대책과 7·10대책을 통해 과열지역에 대한 규제가 가해졌으나 100 이상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첫째 주(107.4)부터 지난주까지 단 한 번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은 109.2로 지난해 8·4 공급대책 발표 직전인 8월 3일의 111.1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매수심리가 커지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1% 올라 관련 통계 작성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수심리는 비수도권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부산(115.1), 대전(116.5), 대구(120.4), 광주(109.5), 울산(116.1) 등 광역시와 충남(114.7), 충북(108.6), 경남(104.6), 경북(109.1), 전남(106.5), 전북(101.3) 등도 모두 100을 넘겼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전국의 매매 수급지수 역시 114.7로 역대 최고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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