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손실보상 법제화…‘포퓰리즘’ 논란
자영업자 손실보상 법제화…‘포퓰리즘’ 논란
  • 정영수 기자
  • 승인 2021.01.25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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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규모 큰 반면 자영업자 적은 G7에 비해 엄청난 재정부담 야기
적자국채 발행으로 아이들 세대 부담 가중, 국가신용등급 하락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의 손실을 법으로 보상하는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지급한 재난지원금이 일회성 지원이었던 반면 이번 논의는 법적인 손실 보상을 의미한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의 손실을 법으로 보상하는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지급한 재난지원금이 일회성 지원이었던 반면 이번 논의는 법적인 손실 보상을 의미한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의 손실을 법으로 보상하는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 19 등 재난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영업을 국가가 제한·금지했다면 이에 대한 피해 보상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지급한 재난지원금이 일회성 지원이었던 반면 이번 논의는 법적인 손실 보상을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25.1%에 달한다. 이는 주요 7개국, 즉 G7의 평균인 13.7%의 2배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지난해 G7 국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평균이 5조4,480억 달러로 우리나라의 1조5,867억 달러의 3배가 넘는다.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는 큰 반면 지원 대상인 자영업자 수가 적은 G7에 비하면 자영업자 손실보상이 초래할 재정부담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지난 20일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 쉽지 않다고 한 발언은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도 일회성으로 지원하는 상황에서 손실보상을 법제화할 경우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서 나온 문제 제기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개혁 저항 세력’, ‘이 나라가 기획재정부의 나라냐’며 원색적 비판을 가했다. 그럼에도 재정당국의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장문의 SNS 글을 통해 소신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자영업자 손실보상 법제화에 대해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짚어 볼 내용이 많다”면서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라 곳간은 재물이 계속 나오는 화수분일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과도한 국가채무는 모두 우리 아이들 세대의 부담”이라는 직설적 표현으로 재정 확장의 절제를 강조했고,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우려도 내비쳤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정치적 요구에 맞서 재정당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지켜낼 지를 두고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다 야당 역시 선거를 앞두고 반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자영업자 손실보상 법안 중 민명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법안은 일반 업종 50%, 집합금지 업종 70%까지 보상하는 내용으로 월 24조7,000억 원이 소요된다. 4개월분만 계산해도 100조 원, 정확히는 98조8,000억 원이 필요한 거대한 재정부담 정책이다.

문제는 재원조달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이 같은 대규모 재원 소요를 감당하는 방법은 단기적으로 적자국채 발행, 중장기적으로는 증세 밖에 없다. 적자국채 발행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국가신용도에 타격을 입힌다. 국가채무 불이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부를 수 있다. 증세는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적자국채 발행은 지난해 104조 원, 올해 93조5,000억 원, 내년에도 1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지난해 말 43.9%에서 올해 47.3%, 그리고 내년에는 50% 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득 상위 계층에 대한 증세, 부담금 신설을 통한 기금 조성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어떤 방안이 됐든 재정부담이나 증세에 따른 경제의 희생을 담보로 해야 한다. 특히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한 채 법제화를 추진하면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포퓰리즘이란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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