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로 동결, 코로나 19 대응채권 매입 규모도 유지
유로존 경제 여전히 하방 위험, 올해 1분기에도 역성장 전망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더블딥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블름버그통신이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예금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채권의 매입 규모도 유지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은 21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들에게 코로나 19 대유행의 심화로 단기 경제 전망에 하방 위험이 제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코로나 19가 재차 급격히 확산하고, 이에 따른 봉쇄 조처 강화로 경제활동이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 성장 전망은 여전히 하방 위험 쪽으로 기운 상태”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더블딥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더블딥은 경기침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제가 봉쇄 조처 강화에 올해 1분기에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이달 말 발표된다.

앞서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수정 경제 전망에서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7.3%의 역성장을 기록한 뒤 올해 3.9%, 2022년 4.2%, 2023년 2.1%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가르드 총재는 수정 경제 전망이 전반적으로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완화 조처와 관련해 “채권의 매입은 코로나 19 위기가 끝났다고 판단할 때까지 지속할 것”이라면서 “회원국에 유리한 대출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이 조처의 나침반이며, 언제든 지원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중앙은행은 코로나 19 확산 사태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PP)의 채권매입 규모는 1조8,500억 유로(2,472조 원), 매입 기간은 2022년 3월 말까지 각각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확대한 통화정책 완화 조처를 지속하기로 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은 당시 코로나 19 대응채권은 5,000억 유로(668조 원) 더 사들이고, 매입 기간도 9개월 연장하기로 한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월 200억 유로(27조 원)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시중 유동성을 충분하게 유지하기 위해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대(對) 은행 유동성 공급도 지속하기로 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에 따른 완화된 대출 조건 적용 기간을 2022년 6월까지 12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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