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 잇따라 예정이율 하향 조정
시장금리 상승세 불구 장기보험 상품의 역마진 심화

최근 채권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데도 생명보험사가 고객의 보험료 적립금에 적용하는 예정이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예정이율을 0.25% 내리면 보험료는 7∼13%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최근 채권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데도 생명보험사가 고객의 보험료 적립금에 적용하는 예정이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예정이율이란 생명보험사가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 적립금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뜻한다. 예정이율이 떨어지면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자연히 오르게 된다. 예정이율을 0.25% 내리면 보험료는 7∼13%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생명보험사의 예정이율 변경은 1년에 평균 1차례 미만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저금리 기조를 이유로 평균 2차례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각 생명보험사는 대부분 두 차례 예정이율을 인하해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이 최저 1%대까지 추락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2.5%에서 2.25%, 11∼12월에 2.0%로 끌어내렸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4월 2.5%에서 2.25%, 7월에 2.0%로 다시 하향 조정했다.

교보생명 역시 지난해 4월 2.5%에서 2.25%로 내렸고, 10월에는 2개 종신보험에 대해 0.25%를 추가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두 차례 내려 현재 예정이율이 2.25% 수준이다.

오렌지라이프의 종신보험 예정이율은 지난해 4월 2.25%, 다시 11월에는 1.95%까지 떨어졌다. ABL생명도 새해에 예정이율을 2.25%로 하향했다. 지난해 예정이율을 내리지 않은 생명보험사는 푸르덴셜생명으로 종신보험 기준 2.4%를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사는 수십 년간 장기적으로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만큼 채권투자를 많이 한다.

지난해 두 번째 조정이 몰린 시기를 앞두고 시장금리는 9월부터 상승세로 반전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평균 0.83%에서 지난달 평균 0.97%, 국고채 10년물은 같은 기간 1.36%에서 1.68%로 각각 상승했다. 이 같은 시장금리 상승에도 생명보험사는 예정이율을 오히려 인하하고 있다.

최근 예정이율을 인하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올랐다고는 해도 국채 10년물이 1.6∼1.7% 수준으로 과거 고금리 시절에 판매한 장기보험의 역마진은 매우 심각하다”며 “4∼5개월 시장금리가 소폭 오르는 것으로 보험료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는 보험료를 동결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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