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년치 임금에 학자금, 전직지원금 등 후한 조건 제시
시중은행 4곳에서만 1,700명의 은행원 떠났거나 떠날 채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디지털 전환 및 영업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은행권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희망퇴직과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은행권의 희망퇴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만 40세인 1980년생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디지털 전환 및 영업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은행권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희망퇴직과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요 시중은행 4곳에서만 1,700명의 은행원이 이미 떠났거나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대 3년치의 임금에 학자금, 전직지원금 등 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조건이 후하다 보니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도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은행원이 예년보다 늘고 있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은 희망퇴직을 정례화하고, 매년 12월에서 이듬해 1월에 은행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확대로 은행에 필요한 인원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퇴사자의 재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해마다 더 좋은 퇴직 조건을 걸거나 대상을 넓히는 방법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추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12월 말에 각각 511명, 496명이 짐을 쌌다.

하나은행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 은행원 285명이 ‘준정년 특별퇴직’ 제도를 통해 회사를 나갔다. 이들에게는 36개월치 평균 임금과 함께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2,000만 원), 의료비, 재취업·전직지원금이 지급됐다. 준정년 특별퇴직금으로 24개월 또는 27개월 평균 임금을 줬던 전년보다 조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특별퇴직 인원도 전년의 92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나은행에서는 1965년생과 1966년생 일반 은행원 226명도 특별퇴직했다. 이들은 각각 25개월치, 31개월치 평균 임금과 자녀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지원금을 받았다.

NH농협은행도 이번에 특별퇴직 보상과 신청 대상을 대폭 늘리면서 신청자가 전년의 356명보다 140명 넘게 늘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만 56세는 28개월치, 만 54·55세는 각각 37개월치, 35개월치를 지급했다. 3급 이상 은행원 중 1967∼1970년생은 39개월치, 1971∼1980년생은 20개월치 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줬다. 여기에 전직지원금도 추가로 줬다.

전년도에 만 56세 은행원에게 평균 임금 28개월치,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은행원에게 20개월치를 일괄 지급했던 것보다 보상이 크게 늘었다.

우리은행은 1월 말 468명이 희망퇴직을 한다. 조건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반 은행원까지 신청 대상이 확대되면서 희망 퇴직하는 인원이 전년의 326명보다 140명가량 늘었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만 54세 이상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1965년생에 24개월치, 1966년생부터는 36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했다. 이와 별도로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2,800만 원), 건강검진권, 재취업지원금, 여행상품권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은 결과 220여 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250명보다는 규모가 약간 줄었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근속연수 15년 이상, 1962년 이후 출생자로 출생 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임금과 자녀학자금, 건강검진비, 창업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지난해와 조건이 같은 수준이었다.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 조건을 둘러싸고 노사 입장이 맞서면서 아직 희망퇴직 공고조차 띄우지 못했다. 희망퇴직 접수 지연으로 지점장 인사도 미뤄졌다.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 평균 임금 지급 기간 등 특별퇴직금 수준을 예년보다 더 늘릴지를 두고 노사 의견이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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