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1인당 국민소득은 글자 그대로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의 물질적 부(富)를 말하는 것으로 국민총소득(GNI)을 국민 수로 나눈 것이다. 이는 한 나라의 생활 수준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초반대로 줄어들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충격을 크게 받은 유럽,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의 1인당 국민소득이 더 많이 뒷걸음질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민소득은 2019년의 3만2,115달러에서 소폭 줄어든 3만1,000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실질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물론 명목 성장률마저 0% 초반대로 낮아지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순위 자체는 오히려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WB)이 직전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이탈리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4,530달러로 그해 우리나라의 3만3,790달러를 근소하게 앞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이탈리아의 명목 성장률을 우리나라의 0.1%보다 크게 낮은 마이너스(-) 7.9%로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탈리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표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런 예상이 현실화한다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G7으로 불리는 주요 선진국(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중 하나를 넘어선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이탈리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를 앞서 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330달러로 이탈리아의 3만1,950달러보다 2,600달러가량 적었고, 2018년에도 우리나라가 3만2,730달러로 이탈리아의 3만3,840달러보다 뒤졌다. 다만 이탈리아와의 1인당 국민소득 격차는 2019년에 좁혀졌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가 역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경제에서 관광 등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보다 코로나 19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은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도 주요 선진국이 셧다운을 하면서 2분기 성장률이 급락했다. 하지만 수출이 11월(4.1%), 12월(12.6%)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순위도 올라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5,868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10번째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의 12위보다 두 계단 상승한 것이다. 전년도에 우리나라보다 앞섰던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12위와 11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