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조원, 연간 영업이익은 35조9,500억 달해
코로나 19에도 의미 있는 실적 달성, 끊임없는 사법 리스크가 문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매출 61조 원, 영업이익 9조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총 236조2,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매출 61조 원, 영업이익 9조 원을 기록했다. 3분기보다는 감소했지만 2019년 동기 대비 25.7%, 1.87% 증가한 것으로 상당히 양호한 실적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총 236조2,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이는 2017년의 239조5,800억 원과 2018년의 243조7,700억 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35조9,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46% 증가했다. 한마디로 2019년과 비슷하게 팔았으나 상대적으로 이윤을 많이 남겼다는 얘기다.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시작은 부진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비대면(언택트) 및 ‘집콕’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 부문까지 선전한 결과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등 무역 갈등에도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특수를 톡톡히 누렸고, TV와 가전도 신제품을 앞세워 집콕 수요를 끌어들인 것이다.

지난 2017~2018년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 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경제 위기 국면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역대 규모의 실적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도래하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한해 영업이익이 50조 원 이상으로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기(53조7,000억∼58조9,000억 원)에 버금가는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크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14조∼15조 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2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엑시노스 시리즈 등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부문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코로나 19 사태를 딛고 지난해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역시 전망이 나쁘지 않지만 경영 환경은 만만치 않은 상태다. 바로 끊이지 않는 사법 리스크 때문이다.

당장 오는 18일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선고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나라 수출 경제 전반의 회복세가 또다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새해 들어 더욱 고조되는 기류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사법 리스크가 5년째 해소되지 않은 점은 삼성전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 측은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호조에도 자칫 총수의 경영 공백을 야기할 수 있는 재판 이슈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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