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통신회사에 이어 석유회사들도 상장폐지 대상 관측
中 증권 당국은 “3대 통신회사 퇴출 영향 제한적” 주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3대 통신회사에 이어 석유회사들에 대해서도 미국 증시에서의 퇴출에 나서는 등 중국 숨통 조이기를 계속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3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헤닉 펑 애널리스트는 중국해양석유(CNOOC)와 시노펙(中國石化)이 뉴욕 증시(NYSE)의 다음 퇴출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캡처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3대 통신회사에 이어 석유회사들에 대해서도 미국 증시에서의 퇴출에 나서는 등 중국 숨통 조이기를 계속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3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헤닉 펑 애널리스트는 중국해양석유(CNOOC)와 시노펙(中國石化)이 뉴욕 증시(NYSE)의 다음 퇴출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NYSE는 지난해 12월 31일 성명을 통해 올해 1월 7∼11일 사이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의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면서 이들 회사의 상장폐지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1월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투자은행 유나이티드오버시스뱅크(UOB)의 스티븐 륭 이사도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될 수 있다”면서 “중국의 석유회사들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업 퇴출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소위 ‘공산주의 중국 군사 기업들’ 명단에 넣어 국가 안보를 남용하는 행위를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중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확고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중국의 증권 당국은 이번 사태가 해당 기업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대변인은 3일 저녁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미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행정명령을 시행해 세계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리를 무시함으로써 정상적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대변인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3대 중국 통신회사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규모가 200억 위안(3조3,000억 원) 정도로 시총의 2.2%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이번 조치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주식예탁증서는 국제자본시장에서 주식의 유통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ADR는 미국 증시에서 발행한 주식예탁증서를 말한다.

중국의 3대 통신회사는 뉴욕 증시에 ADR을 일부 상장했으나 나머지 대부분 주식은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거래된다. 그나마 미국 증시에 상장한 ADR 대부분은 차이나모바일의 것이다.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의 ADR는 각각 8억 위안, 12억 위안 정도로 유동성이 적어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수준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신냉전으로 치닫고 있는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실제 해당 기업이나 시장 전반에 끼치는 충격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가 관리하는 중국군 연계 중국 기업 블랙리스트는 얘기가 다르다. 이는 미국에서 흘러가는 자금을 막아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들의 자금줄을 조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기대주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를 국방부 지정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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