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2명 밑돌 가능성 제기
혼인ㆍ출산 결정 취소 혹은 연기, 2045년 2차 저출산 초래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추정한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결혼과 출산에도 악영향을 미쳐 국내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더욱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천구청에 설치된 임산부 전용 주차장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원선용 기자] 합계출산율이란 한 명의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출산력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활용되는 합계출산율은 일반적으로 연령대별 출산율의 합으로 계산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추정한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결혼과 출산에도 악영향을 미쳐 국내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더욱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재정팀의 김민식 차장 등 연구진은 30일 ‘포스트(後)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 19에 따른 직접적 인구 피해가 국내에서는 작을 것으로 봤다. 감염률이나 사망률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19 충격은 기조적으로 진행돼온 젊은 층의 낮은 혼인율, 저출산 행태를 심화시켜 상당 기간 인구 변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규모 재난 이후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베이비붐(출산율의 급반등) 현상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지 않았다. 코로나 19는 사회 전반의 경제적·심리적 불안을 키워 혼인·출산 결정을 취소 혹은 연기하는 쪽으로 작용한다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코로나 19 충격은 주로 고용·소득 여건과 결혼관·자녀관, 혼인·출산 연령 측면에서 출산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취업자 수는 올 1분기만 해도 1년 전보다 28만8,000명 늘었다. 하지만 3월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3분기에 31만4,000명 감소로 돌아섰다. 올해 3∼9월 혼인 건수는 11만8,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만4,000건보다 10% 넘게 감소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임산부가 진료비 지원 등을 위해 발급받는 국민행복카드 발급 건수는 4∼8월 13만7,000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7% 줄었다. 연구진은 코로나 19의 고용·소득 충격이 20∼30대에 상대적으로 집중된 점이 혼인·임신 감소에 크게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1인 가구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생활 방식 확산, 경쟁 환경 심화 등으로 긍정적 결혼관이 더욱 축소될 수 있다며 코로나 19가 출산에 미칠 영향은 올해 임신 유예와 혼인 감소를 고려했을 때 2022년까지 적어도 2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연구진은 이를 더 밑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진은 저출산·고령화가 예상보다 더 빨라지면서 향후 성장과 재정 부문의 위험 요인으로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 19에 따른 저출산 심화는 시차를 두고 생산가능인구의 본격적 감소로 이어지고, 이들이 출산 적령기에 이르게 될 2045년 이후에는 2차 저출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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