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수 유지한 상태에서 내년 1분기 백신 도입되면 3.4% 성장
확진자 증가하는 가운데 백신 도입 늦어지면 -8.3% 기록 가능성

내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확산세가 커지면 우리나라가 2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백신 도입 시기와 코로나 19 확산세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코로나 19 백신 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기획재정부는 내년 하반기 중 백신 상용화를 전제로 2021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상향될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도입이 지연되고, 확산세가 커지면 우리나라가 2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백신의 효과가 검증되기 이전에 가격 중심의 제조사 선정과 한정적 백신 계약은 방역체계와 나라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백신 도입 시기와 코로나 19 확산세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코로나 19 백신 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명의 환자가 전파하는 숫자인 감염 재생산지수와 백신 도입 시기에 따른 4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또 시나리오별로 코로나 19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 시나리오(낙관)는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337명인 올해 4분기 수준을 유지한 상태에서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각각 내년 1, 2분기에 이뤄져 2022년 3분기에 코로나 19가 종식되는 경우를 말한다.

시나리오 1(확산)은 하루 평균 확진자가 1,200명으로 증가한 상태에서 기준 시나리오처럼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각각 내년 1, 2분기에 시작돼 코로나 19가 2022년 4분기 종식되는 것을 가정했다.

시나리오 2(심각)는 시나리오 1보다 확산세가 크고 백신 도입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하루 평균 확진자가 1,500명이고, 내년 2, 3분기 각각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시작된다.

시나리오 3(매우 심각)은 최악의 상황으로 하루 평균 확진자가 2,500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2, 3분기에나 각각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시작된다. 또 종식 시점도 2023년 2분기로 가장 늦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낙관적인 상황을 가정한 기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올해 -1.8%에서 내년 3.4%로 반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나리오 1처럼 하루 확진자가 1,200명 수준으로 증가한다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백신 접종까지 지연돼 확진자가 늘어나는 시나리오 2~3의 경우 경제성장률은 각각 -2.7%, -8.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 19가 없던 경제와 비교해 내년에는 확산세와 백신 도입 시기에 따라 GDP가 3.8~2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준 시나리오와 비교해 시나리오 1~3은 4.5~16.7%포인트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764억~2,852억 달러(84조~312조 원)에 이른다.

기준 시나리오와 시나리오 1보다 백신 도입이 1분기 지연되는 시나리오 2~3은 내년 GDP의 추가 손실액이 각각 482억 달러(53조 원), 2,088억 달러(230조 원)에 달했다.

또 시나리오별로 내년 수출은 3.0~3.3%, 교역액은 3.1~15.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기준 시나리오의 실업률은 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시나리오 1~3에선 3.1~21.7%포인트까지 올라간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백신의 효과가 검증되기 이전에 가격 중심의 제조사 선정과 한정적 백신 계약은 방역체계와 나라 경제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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