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북한의 대중 무역에서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중국 상품을 북한에서 생산해 다시 중국으로 수출하는 이른바 ‘역외가공’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사진 : 조중친선다리 / 위키피디아)

북한 무역의 90%남짓을 차지하고 있던 중국과의 교역이 국제적인 대북제재의 지속과 올 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태로 인해 중국과의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고작 2000달러에 불과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올해 들어 북한의 대중 무역에서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중국 상품을 북한에서 생산해 다시 중국으로 수출하는 이른바 역외가공비중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중국 해관총서가 공개한 북-중 무역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11월 사이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을 한 품목은 전력과 페로실리콘, 손목시계의 동력장치 부분인 시계 무브먼트, 텅스텐광(Tungsten Ores), 가격이 싼 기타 제품 등 고작 5개에 지나지 않았다고 VOA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전력은 북-중 합작 수력발전소에서 서로 주고받는 전기라는 분석이 있어, 실질적으로 북한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으로 볼 수 없다. 제대로 된 역외가공은 3위에 이름을 올린 시계 무브먼트가 유일하다.

5개 대중 수출 품목 가운데 3개를 역외가공이 차지했으며, 시계 무브먼트가 1위였던 2019년도와는 달리 2020년에 들어서는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2019년도의 북한의 대중 수출 5개 품목은 시계 무브먼트, 페로실리콘, 인조 속눈썹(가발 포함), 해부실습용 인체모형, 텅스텐광으로, 이 가운데 시계 무브먼트와 속눈썹, 인체모혇 등 3개가 역외가공품이었다.

북한은 앞서 국제적인 제재로 최대 수출품이었던 석탄, 해산물, 섬유제품 등의 판로가 차단된 이후, 중국으로부터 원료와 부품 등을 들여다 판매하는 주문생산방식(OEM)형태의 수출을 크게 늘리는 양상이었다. 이 같은 양상은 금액이 큰 석탄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제재품목이 아닌 품목을 대신 생산하는 방식으로 외화벌이를 하려는 움직이었지만, 이것도 기대한 만큼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이후 성장세를 보여 왔던 역외가공산업도 한꺼번에 중단돼버렸다는 사실이 이번 해관총서 자료가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수출 금액도 2019년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북한의 20201~11월 대중 수출액은 4638만 달러(509205만 원), 2019년도 같은 기간의 18000만 달러(1,9755,000만 원),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51~11월의 228000만 달러(25,023억 원)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수준을 보여줬다.

20201~11월 북한의 5대 수출품 총액도 겨우 3,592만 달러(3942,220만 원)에 불과, 20191~125대 수출품 총액 13662만 달러(1,4994,045만 원)26%에 불과했다.

수출총액이 급감한 것은 다름 아닌 북한애에서 역외가공에 참여했던 근로자들의 실직을 의미한다. 북한 실업률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북한 근로자들이 실업을 할 경우, 미국이나 한국처럼 실업급여 제도가 없기 때문에 북한 근로자들은 공장이 문을 닫으면 다른 어떤 것에 의지할 곳이 없음을 뜻한다.

반면, 북한은 올해 대중 수입 품목은 소비재 중심이다. 1~11월 북한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 5개는 액수가 큰 것을 기준으로 대두유, 밀가루, 설탕, 고무타이어, 담배 대용물 순이었다.

대두유는 공산품이 아닌 일반 소비재 품목으로 분류한다면, 고무타이어 제품을 제외한 4개 품목이 소비재 품목이다. 그러나 2019년도의 경우에는 5대 수입품 가운데 밀가루와 대두유 2개만 소비재 품목이었다.

특히 눈에 띠는 대목은 해관총서 자료에 나타났듯이 전력을 제외한 북한의 11월 한 달 대중 무역이 전무한 수준으로 떨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북한은 전력을 제외한 북한의 11월 대중 수출품은 화장품 1854달러와 낮은 가치의 기타 제품 509달러, 비누 19달러 등 단 3개로 이들 물품의 총 수출액도 2382 달러(2614,245 )에 불과했다. 수입 역시 11월 한 달 북한으로 넘어간 중국산 품목은 단 16개에 그쳤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