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구룡폭포로 가는 길 (사진 : 위키피디아)

한 때는 한국과 북한의 화해의 상징이었던 북한의 금강산 리조트가 이제는 남북한 간의 화해의 상징을 멀리 사라지고,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이곳을 북한식 사회주의 문화에 걸맞게 개발을 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가 금강산 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방문한 자리에서 금강산 지역을 현대적이고 포괄적인 국제 관광 문화 지역으로 조성하는 개발 사업을 추진해, 국민들이 충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우선 편의성과 건축미의 원칙을 철저하게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이어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금강산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보도했다.

한국의 현대아산이 대규모로 건설한 기존 리조트에서 김덕훈 내각총리는 국가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만의 방식으로 관광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은 이 시설을 민족성이 없는 뒤범벅이 된(hatchpotch) 것이라고 표현하고, 현대아산에서 만든 구조물들을 모조리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후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아직까지는 파괴 움직임은 없었다.

한반도를 둘로 갈라놓는 비무장지대에서 불과 50km 떨어진 금강산은 1998년 남한에서 온 관광객들을 환영하기 시작했다. 그 후 10년 동안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여객선을 이용했고, 북한 측에서는 안내원 등 일정 정도의 협력을 통해 금강산 관광이 원만하게 이뤄졌다. 수는 적지만 북한의 안내원, 관련 일꾼들이 금강산 일대에서 일자리를 가지는 등 화해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을 찾은 한국의 한 중년 여성(박 씨)가 여행 경로를 이탈,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살되면서 금강산 관광은 그 수명이 끊겨버렸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발생 이전까지는 한국인 관광객 대신 중국인들이 금강산을 채워주었다.

노동신문은 세계 수준의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이라고 부르는 건설계획으로 세계가 부러워할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국제적 야망을 드러냈지만, 사회주의 체제, 일당 독재 체제가 갖는 관광서비스업을 신문 말대로 세계가 부럽게 조성해낼지는 미지수이다.

금강산(개골산 : 겨울 금강산)의 유명한 구룡폭포 (사진 : 위키피디아)

이와 관련 미국의 AP통신은 북한의 열악한 교통망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을 그곳으로 데려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910북한의 세계유산 등재 지원 임무로 금강산을 방문한 생물학자이자 환경 보호론자인 존 맥키넌(John MacKinnon)은 공개 인터넷 플랫폼 미디엄에 평양으로부터 이 지역에 도착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수리되지 않은도로에서 5시간 동안의 길고 험난한 여행에 대한 기고의 글을 남겼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게다가, 금강산의 개발 논의는 관광 잠재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북한 당국의 자세에 관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김정은의 금강산 내 남한 시설 철거 명령도 남한에 금강산 관광을 허용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전술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난 해 서울의 온라인 신문인 데일리 NK가 보도한 적이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의 협조 없이 이 지역을 재개발하고 주요 관광지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남한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금강산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월 한 지역 소식통은 호텔과 문화, 오락, 스포츠 시설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데일리 NK에 말했다.

금강산은 세계적인 명산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알리는 슬로건이 곳곳에 게시되어 있었는데, 마치 삼지연이 세계적인 건물로 가득 찬 도시가 된 것 같다고 소식통을 인용 데일리 NK는 전했다.

삼지연은 김정은의 대표적인 건설 프로젝트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김일성의 출생지로 추정되는 백두산 근처에 위치한 사회주의 유토피아(socialist utopia)”였다. 어린이 노동자들에 의해 건설된 삼지연 건설 지연 보도에 대해 북한 국영 미디어는 삼지연 건설이 현대 문명의 전형(epitome of modern civilization)”이라고 규정했다. 늘 그랬듯이 북한의 과장된 선전선동의 전형적인 표현들이 등장한 것이다.

금강산의 자연 경관은 이미 세계적으로 아름답다고 잘 알려져 있지만, 해외 관광객들이 그동안 가볼 수 없는 금지의 관광지였다. 그러나 외화벌이가 매우 절실한 북한으로서는 김정은이라는 최고지도자의; 자존심이 깎이지 않고 멋진 금강산 리조트 조성이 될지는 매우 불투명한 현실이다. 물론 제대로만 되면, 세계적 명소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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