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올해 7.3% 역성장 전망, 기준금리 0% 유지
코로나 19 대응 채권매입 규모 5,000억 유로 확대

유럽중앙은행은 10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0%로 유지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전경. 사진=유럽중앙은행 홈페이지 캡처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유럽연합(EU)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을 더 사들이고, 매입 기간도 연장하는 등 양적 완화를 확대하기로 했다.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통화정책을 말한다.

이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 3.9%, 그리고 2022년에는 4.2%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7.3%를 기록하는 등 역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은 10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0%로 유지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또 정책금리인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키로 했다. 예금금리는 시중은행이 유럽중앙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받는 것을 말하며, 한계대출금리는 시중은행이 유럽중앙은행에 돈을 빌릴 때 내는 초단기 금리를 말한다.

유럽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목표치인 2%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정책금리를 현재 또는 더 낮은 수준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도 유지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 확산에 대응해 채권 긴급매입 확대 등 다른 정책 수단을 활용해 통화정책을 더욱 완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결정된 통화정책은 코로나 19의 대유행  기간 동안 자금조달 여건을 순조롭게 유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경제 모든 부문으로의 신용공급이 원활히 이뤄져 경제활동이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은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 매입 규모를 1조3,500억 유로(1,778조 원)에서 1조8,500억 유로(2,437조 원)로 5,000억 유로 확대하고, 순매입 기간도 내년 6월 말에서 2022년 3월 말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PEPP에서 만기가 도래한 원금은 적어도 2023년 말까지 재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월 200억 유로 규모로 시작했다가 올해 들어 지난 3월 1,200억 유로로 확대한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연내 3,600억 유로(474조 원)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은 특히 시중 유동성을 충분히 유지하기 위해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대(對) 은행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우호적인 조건이 적용되는 초저금리를 기존보다 12개월 더 연장한 2022년 6월까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이에 더해 내년 6월과 12월 사이에 3가지의 새로운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이외 국가의 중앙은행이 유로존 공공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면 유로화를 공급하는 유로시스템레포기구(EUREP), 그리고 유로존 이외 국가의 중앙은행과 맺은 임시 스와프 및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운영 기간을 2022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19 영향으로 유로존의 경제 성장세가 내년에 예상보다 느리게 반등하겠지만 2022년에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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