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후보자, 5년 전 공동저서에서 주장
자가 보유 고령자에 대한 ‘정치적 편견’이란 지적 대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자가 소유와 재개발이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촉진한다는 주장에 문제가 있음에도 5년 전 공동저서를 통해, 고령자의 보수정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보수정당이 개발사업과 규제 완화를 추진해 자신의 주택 자산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김주현 기자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는 저서에서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의 투표 성향이 뚜렷하게 갈리는데, 보수당이 자가 소유 촉진책을 편 것은 정치적으로도 계산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또 “우리나라의 경우 중대형 아파트가 밀집된 고소득층은 한나라당에 주로 투표했고, 그 반대의 경우는 민주당이나 야당이었다”며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재개발돼 아파트로 바뀌면 투표 성향도 확 달라진다. 한때 야당(진보진영)의 아성이었던 곳들이 여당(보수진영)의 표밭이 된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자가 소유와 재개발이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촉진한다는 김 전 실장의 ‘부동산 철학’은 지난 4.15 총선 결과와 배치된다. 

왕십리뉴타운의 대장주인 센트라스가 속한 도선동은 과반(50.8%)이 넘게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지했다. 센트라스는 전용 85㎡가 14억 원대로 종합부동산세 대상 아파트여서 미래통합당의 강세가 예상됐으나 막상 개표해보니 더불어민주당의 표가 더 많았다.

비슷한 가격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속한 아현동도 더불어민주당 지지가 더 많았다. 전용 85㎡가 9억~10억 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아닌 성북구 내 길음뉴타운,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등은 투표소 중에 미래통합당의 표가 많은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이처럼 자가 소유와 재개발이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촉진한다는 주장에 문제가 있음에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같은 논리를 전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변 후보자는 고령자의 보수정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보수정당이 개발사업과 규제 완화를 추진해 자신의 주택 자산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5년 전 공동 저자로 참여한 서적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꾼다’에서 자신이 맡은 칼럼인 ‘기로에 선 주거 불평등 문제와 개선 과제’에서다. 

변 후보자는 “2014년 기준으로 40세 미만 가구의 자가주택 보유율은 32.8%에 불과하지만 60세 이상 가구의 보유율은 73.9%에 이른다”며 “자가주택 보유율이 높을수록 주택 가격 하락에 저항하는 보수적 성향을 띨 확률이 높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고령자일수록 보수정당 지지율이 높은 이유가 과거의 경제성장 경험과 지역 기반 네트워크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보수정당일수록 각종 개발사업과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 자신들의 주택 자산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재산세나 소득세 증세를 통한 복지비용 확대를 주장하는 진보정당보다는 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산 차익이나 임대료 수입으로 안정적인 노후복지 비용을 조달하도록 지원하는 데 적극적인 보수정당을 선호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자가 보유 고령자에 대한 정치적 편견을 드러낸 것으로 변 후보자가 김 전 실장의 부동산 철학을 120% 계승한 사람으로 김현미 장관보다 더 한 사람이라는 논란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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