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1g당 가격 6만4,320원, 4개월 만에 19.7% 하락
실질 금리 상승 제한과 달러화 약세로 반등할 가능성

한국거래소 7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일 금 시장에서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 내린 6만4,32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월 28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8만100원과 비교하면 4개월여 사이에 19.7%나 하락했다. (시사경제신문 DB)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안전자산은 국채, 달러, 그리고 금이다. 국채는 국가에서 채무에 대해 보증하는 만큼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달러 역시 전 세계의 90%가 거래하는 기축통화(국제통화)라는 점에서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금은 어떨까. 금은 고유의 희귀성 때문에 과거는 물론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치가 변한 적이 없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상승장을 이어가면서 금 가격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양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한국거래소(KRX‧Korea Exchange) 금 시장에서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 내린 6만4,32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월 28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8만100원과 비교하면 4개월여 사이에 19.7%나 하락한 것이다.

국제 금 가격도 지난 8월 온스당 2,075달러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찍고서 우하향 곡선을 그려 지난달 말 1,8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다. 현재는 1,800달러대로 소폭 반등한 상태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통상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또 금은 이자가 없어 금리가 내리면 금의 가치는 올라간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금값이 치솟았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한 데다 코로나 19에 대응하고자 각국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에 따라 금리가 낮아진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19 백신 개발과 보급에 관한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고 경기 회복 기대도 커지면서 금값은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또 금값이 하락하면서 금에 투자하는 금 펀드 역시 단기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3일 기준으로 금 펀드 12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87%에 그쳤다.

다만 금 가격과 반비례 관계인 금리가 당분간 낮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 금 가격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약 달러 기조도 금값에는 호재다. 금과 달러화는 보완재 성격의 안전자산으로 취급돼 달러화 가치가 내리면 대체투자 수단인 금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질 금리는 내년에도 마이너스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이번 조정 국면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실질 금리 상승 제한과 달러화 약세가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내년에 금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산 포트폴리오상의 금 비중 확대 추천을 유지했다.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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