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찬(Anthony Chan) 스위스 은행 UBP의 아시아 수석 투자전략가에 따르면, 만약 미국 정부가 중국 은행들의 ‘SWIFT(스위프트, 국제은행간 통신협정)’ 사용을 금지한다면, 개인과 기업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중국은 세계 금융 시스템에 대한 미국 달러의 목을 조르고, 사람들이 어떻게 돈을 쓰는지에 대한 더 큰 통제력을 얻기를 원하고 있다.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가 두 가지를 모두 제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미 CNN비즈니스가 5(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년간의 준비 끝에 중국은 올해 초 디지털 위안화 버전(digital version of the yuan)에 대한 야심찬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 실시는 현재 총 20억 위안(3,3316,000만 원) 이상의 거래가 이미 이루어진 중국 4개 도시에서 이뤄졌다. 만일 이 프로그램이 중국 전역으로 확대된다면, 중국은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곧 출시될 유로화의 디지털 버전(digital version of the euro)을 제치고 국가 디지털 통화를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경제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미래 통화로 선전했다. 관계자들은 디지털 통화가 은행 계좌와 다른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중국은 이미 거의 현금 없이 많은 거래가 디지털로 성사되고 있지만, 개인 소유의 앱과 플랫폼에 대한 국가 주도의 영역을 넘어서 있다.

공식적인 디지털 위안화(digital yuan)는 중국에게 사람들이 어떻게, 어디에, 무슨 돈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전례 없는 양의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디지털 화폐의 본래 취지에 반하는 접근법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화폐는 한 사람 또는 단체가 통제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분산형 블록체인 시스템(decentralized blockchain system)에 의존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University of South Carolina Aiken)의 프랭크 시(Frank Xie) 교수는 본질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는 경제와 사회에 대한 주의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권위의 중앙집권화(centralization of authority)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위안화의 적극적인 사용 추진을 중국 공산당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서두른 근본적인 이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규제당국은 디지털 위안화의 광범위한 채택이 미국 달러 독점을 타파하고, 국제무대에서 위안화의 영향력을 키우는 등 훨씬 더 큰 계획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지난 달 홍콩의 캐리 람(林鄭月娥, Carrie Lam) 행정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그녀가 은행 계좌를 갖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지털 위안화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통화가 일상생활에 정착되기 전에 중국의 프로그램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여전히 많다. 분석가들은 디지털 위안화가 미국 달러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는커녕 중국이 원하는 영향력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집권 중국공산당의 금융시스템 통제에 대한 열망은 진정으로 세계화가 될 수 있는 어떤 화폐도 창출하는 데 궁극적인 장애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 디지털 경제 유지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디지털 화폐 개발 추진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국은 6년 동안 이 프로젝트를 연구한 끝에 올해 선전(深圳, 심천-Shenzhen), 쑤저우(苏州, 소주-Suzhou), 청두(成都, 성도-Chengdu), 시옹안(凶案, 흉안-Xiong'an)에서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가상화폐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위안화는 블록체인 기술의 일부 요소를 통합한다. 모든 거래는 디지털 원장에 기록되고 추적이 가능하다. 판 이페이(Fan Yifei) 중앙은행(인민은행) 부총재에 따르면, 이는 이미 유통되고 있는 현금의 일부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 인밍은행(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새로운 화폐로,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채무(central bank liability), 현금 등법화(法貨, legal tender)와 일대일 교환이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내재 가치(內在價値)를 규정하기 어려운 비트코인 등의 암호자산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2020년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9월 현재 기준 세계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대응현황을 보면, (1) 시범 운영을 완료했거나 실시 중인 국가는 중국, 우루과이, 우크라이나, 바하마, 동카리브 등이 있으며, (2) 시범 운영 예정인 나라는 스웨덴과 터키, (3) 발행의 필요성을 검토, 즉 연구 수행 국가는 미국, 영국, 일본, 유럽연합, 호주 등이다.

특히 디지털 화폐를 이미 도입한 에콰도르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 후 수요 부족 등에 따라서 사업을 종료한 국가로 기록되고 있으며, 스웨덴의 경우에는 가상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디지털 화폐의 개발은 다른 목적에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위안화를 더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되면, 정부가 통화 공급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또 민간 기술 회사와 그들의 디지털 결제 서비스가 중국의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려는 중국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도 있다.

당시 중국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의 존재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 위협을 느낀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최근에 들어서 이 같은 디지털 화폐의 가치를 평가하게 된 것이다.

앤트그룹(ANT Group)의 알리페이(Alipay)와 텐센트의 위챗페이(WeChat Pay)가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는 최근 10년간 급성장하고 있어, 중국 내 디지털 거래에 대해 민간기업이 지나치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3년 알리페이는 위어바오(余额宝, Yu'e Bao)라는 머니마켓 펀드를 출시했는데, 이 펀드는 중국 감독당국이 개입해 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하도록 강요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국 감독당국은 민간 시스템적인 위험에 대해 우려했다. 만약 이 대규모 자금이 어떤 이유로 실패한다면, 그것은 중국 경제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앤서니 찬(Anthony Chan) 스위스 은행 UBP의 아시아 수석 투자전략가는 올해 초 발간한 연구 보고서에서 베이징은 오랫동안 기술 대기업의 디지털 화폐 독점과 중앙은행 감독을 넘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해 왔다고 적었다.

최근의 사건들은 그러한 우려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지난 달 중국 정부는 앤트그룹의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상하이와 홍콩에서 시작되기 불과 며칠 전에 전격적으로 주식 공모가 중단돼 버렸다. 지금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였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Saudi Aramco)290억 달러를 넘어 340억 달러 규모 세계 최대 기업공개로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립토(crypto) 중개회사인 핀크스플로(Finxflo)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창업자 제임스 질링엄(James Gillingham)은 이번 결정으로 정부와의 명시적인 승인이나 협력이 없이는 어떤 기업도 시장에 대한 과도한 권한이나 통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감시 대상의 마지막 조각

제임스 질링엄에 따르면, 중국도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은 오래 전부터 자국의 경제, 금융, 사회 시스템에 대한 방대한 통제를 유지하는 것이 안정과 정치적 통제를 유지하는 데 최선이 된다고 믿어왔고, 이러한 정책들이 최근 아시아와 전 세계의 주요 금융 위기로부터 나라를 보호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는 이어 “(베이징) 당국자들은 갑작스런 자금 유출로 인한 어려움을 알고 있다면서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으로, 그들은 더 나은 수준의 자본 통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경제난과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공인되지 않은 채널을 통해 기록적인 돈이 중국을 떠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의 경영학 교수인 프랭크 시 교수는 디지털 화폐 감시의 마지막 조각이라고 불렀다. 인권침해 문제가 불거짐에도 불구하고 중국공산당은 이미 자국 국민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안면인식, 카메라 등 광범위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의 통제 가능한 익명성(controllable anonymity)’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 거래에 관여하는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서로 또는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개인정보는 여전히 중앙은행에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루 틸튼(Andrew Tilton)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현금과 같은 익명성을 가질 가능성이 낮다면서 이런 유형의 화폐의 주요 특징은 중앙은행들이 그들의 용도를 직접 감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디지털 화폐만이 이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중앙은행은 모든 거래중앙은행 장부에 기록하는 한 가지 옵션으로, 디지털 유로를 지원하는 기반구조는 기관이 최종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주 유럽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사용자 프라이버시(사생활)를 보호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 보다 더 야심찬 계획,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디지털 통화의 창조는 특히 미국과의 긴장이 계속 고조됨에 따라, 중국이 다른 경제적 위험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앤서니 찬(Anthony Chan) 스위스 은행 UBP의 아시아 수석 투자전략가에 따르면, 만약 미국 정부가 중국 은행들의 ‘SWIFT(스위프트, 국제은행간 통신협정)’ 사용을 금지한다면, 개인과 기업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중국의 가장 큰 야망이 완전히 실현되려면, 아직 많은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제 금융 기관인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위안화는 국제 거래의 4%를 약간 넘는다고 한다. 미국 달러는 88%에 이르고 있다.

스콧 케네디(Scott Kennedy)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중국은 국제적으로 사람들이 위안화(렌민비,renminbi)’를 이용하도록 하는 데 전혀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실제로 디지털 위안화로 몰려들지도 불투명하다. 중국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센터(中国互联网络信息中心, China Internet Network Information Center)가 발표한 추산에 따르면, 중국 내 8억 명 이상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중 86%8억 명이 이미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완전히 보증할 디지털 화폐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프로그램들은 비슷한 수준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거래를 둘러싼 사생활의 손실은 아마도 정부의 경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프랭크 시 교수는 사람들이 특히 큰 거래나 해외로 이주하기를 원하는 자산에 대해 통화 사용을 주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사람들은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면서 그들은 추가적인 편의를 얻지는 못하면서 더 많은 프라이버시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경제신문=김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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