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연대지부 “구조조정 없다는 말 직원들도 안 믿어···합병 후 구조조정 강제할 방법 없어”
48개 노선중독·대부분이 중복업무···“구조조정 언제든 진행될 것”

전국공공운수노조(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민주항공공항지부, 아시아나에어포트지부, 아시아나케이오지부)가 3일 오전 11시 산업은행 앞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향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혜윤 기자)

[시사경제신문=김혜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입수합병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요금인상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노동자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합병 소식이 언론에 발표된 직후부터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연이어 ‘인위적인 구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들은 명확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등 6개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는 3일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앞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짧은 시간 동안 대한항공과의 협상으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며 “항공산업 기반 붕괴될 수 있다며 내린 중대한 결정이 근거와 자료 제공도 없이 국민과 직원을 중심에 두지 않은 채 졸속행정으로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수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부지부장도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 희망이 있는 회사임에도 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넘겨 노동자들의 희망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지부장은 “방송에 나와 ‘정리해고 없다’, ‘항공시장 독점 요금 인상 없다’라고 하지만 직원들은 믿지 않는다”라며 “인수합병 후 정리해고를 못하게 강제할 방법이 없을 뿐더러 인천공항 항공정비(MRO)센터를 만들어 정비사들을 보내면 그게 구조조정이고 정리해고다”고 규탄했다. 

인력감축 우려 앞에서 산은과 한진그룹은 확약서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각 자회사에 재직하는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 변경, 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거래종결일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기에 인위적 구조조정을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 측 입장은 다르다. 48개의 노선중독과 대부분이 중복업무기이기에 구조조정은 언제든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구조조정을 위한 ‘정당한 이유’의 근거가 되는 자료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정부와 산은, 양사 항공사 대표가 모여 노사정 회의체를 통해 원점에서 재논의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노조는 “우려와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양사의 원하청 노동자들의 참여 속에서 다시 논의를 진행해야 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라며 “스스로 주장하듯이 양사의 합병이 요금인상, 인력감축, 재벌특혜가 아니라면 이러한 사회적 논의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10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지켜지지 않자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이에 노조들은 거리 두기를 준수한 채 다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등 6개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는 3일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앞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거리두기를 준수한 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혜윤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