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증가 폭 98억7,000만 달러, 8개월째 연속 증가
달러 약세로 非 달러 통화의 달러화 환산액 증가 영향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63억8,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98억7,000만 달러 늘었다. 전월 대비 11월의 증가 폭은 지난 2010년 7월의 117억4,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크다. 10여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면서 외환보유액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일반적으로 외환보유액은 정부 또는 통화 당국이 보유한 순(純) 외화자산을 말한다. 달러화·엔화·유로화 등의 외환과 금 등을 모두 포함하는데, 국가의 지급 불능 사태에 대비하고 외환시장이 교란되었을 때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유한다.

외환보유액이 너무 적으면 대외채무를 갚지 못하는 모라토리엄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많으면 환율하락과 통화안정증권 이자의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너무 많거나 적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외환보유액은 한 국가의 지급 능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넉넉하게 보유할 필요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국가 신뢰도를 높이고, 민간기업과 금융회사의 외국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63억8,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98억7,000만 달러 늘었다. 전월 대비 11월의 증가 폭은 지난 2010년 7월의 117억4,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크다. 10여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면서 외환보유액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째 증가하면서 6월 이후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기타 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 증가로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달러 약세로 비(非) 달러 통화들의 가치가 달러 대비 상승하면서 달러화로 환산한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전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이 3,946억4,000만 달러로 한 달 사이에 110억 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은 4,000만 달러 증가한 44억 달러, IMF 특별인출권(SDR)은 3,000만 달러 늘어난 32억2,000만 달러다.

은행에 넣어두는 예치금은 10월 말 305억1,000만 달러에서 11월 말 293억2,000만 달러로 줄면서 전체 구성 자산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 달러였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10월 말 기준 4,265억 달러로 세계 9위다. 중국은 3조1,280억 달러, 일본은 1조3,844억 달러, 스위스는 1조217억 달러로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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