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조작 스캔들로 2021년 말까지 폐지하는 방안 마련
기존 계약분 처리 차원서 2023년 6월 말까지 연기 추진

리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런던이 세계 금융시장의 주역으로 다시 등장한 1986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바클레이스 등 몇몇 회원사들이 허위자료를 제출해 금리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파문을 일으켰고, 이는 2021년 말까지 리보를 폐지하는 결정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존 계약분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폐지 일정을 다소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 월 스트리트. 사진=위키피디아 제공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리보(RIBOR)는 런던 은행 간 제공금리(London Interbank Offered Rate)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것이다. 런던 금융가에 있는 은행들이 자기들끼리의 자금 거래에 적용하는 대표적 단기금리를 의미한다.

명칭에 제공(Offered)이란 말이 들어간 것은 20개 은행이 은행 간 대출에 대해 이 정도의 금리를 받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이를 평균해서 산출되기 때문이다.

리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런던이 세계 금융시장의 주역으로 다시 등장한 1986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리보는 350조 달러에 이르는 금융시장의 중심축으로 기업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신용카드 등의 기준금리를 정하는데 참고하는 세계적 벤치마크 금리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바클레이스 등 몇몇 회원사들이 허위자료를 제출해 금리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파문을 일으켰고, 이는 2021년 말까지 리보를 폐지하는 결정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존 계약분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폐지 일정을 다소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조작 스캔들 이후 리보 운영을 맡아온 IBA(ICE Benchmark Administration)는 리보 폐지 시점을 2023년 6월 말까지 늦추는 계획을 협의 중이다. 이는 리보를 바탕으로 거래의 조건을 작성한 많은 계약이 만기까지 혼란을 겪지 않고 원활히 처리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금융당국도 이런 계획에 지지 의사를 표했다. 다만 내년 말 이후에는 새로운 계약에 리보를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2023년 6월 말 리보가 완전히 폐지되기 전에 일부 거래에서 리보 사용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발표에 따르면 2021년 말까지 은행들은 리보를 이용한 계약서 작성을 중단해야 한다. 그 이후 리보 금리는 더 이상 공표되지 않는다.

리보는 세계적으로 수많은 계약의 기준으로 사용돼온 대표적인 벤치마크 금리였으나 2012년 도이체방크, UBS, 바클레이스, JP모건 등의 금리 조작이 적발된 것을 계기로 폐지가 결정됐다. 이에 미국, 영국 등의 금융당국은 리보를 대체할 새로운 벤치마크 금리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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