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용카드 178종, 체크카드 44종 등 222종 단종
소비자 혜택 커 수익성 떨어지는 카드는 퇴출 1순위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혜택을 제공하던 ‘알짜 카드’를 줄줄이 단종시키고 있다.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신용카드 178종이 단종됐다. 체크카드 역시 44종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모 카드사는 신용카드 74종, 체크카드 14종 등 모두 84종을 단종시켰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혜택을 제공하던 ‘알짜 카드’를 줄줄이 단종시키고 있다.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출시하고서는 수익성이 악화하면 알짜 카드를 중심으로 정리에 나서는 것인데, 올해도 222종이나 단종됐다.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신용카드 178종이 단종됐다. 체크카드 역시 44종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모 카드사는 신용카드 74종, 체크카드 14종 등 모두 84종을 단종시켰다.

올해 퇴출당한 카드 수는 단종이 급증한 지난해의 202종(신용카드 160종, 체크카드 42종)보다 20종 더 많다. 지난해 단종 카드 급증은 부가서비스를 중도에 변경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 이후 카드사가 임의로 혜택을 축소할 수 없게 되자 무더기 단종시킨 결과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커 회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카드는 매년 퇴출 대상 1순위가 된다. 올해도 현대카드의 제로 4종, KB국민카드의 이마트KB국민카드, 롯데카드의 라이킷펀카드 등 쏠쏠한 혜택으로 입소문을 탄 카드들이 줄줄이 단종됐다.

카드 단종은 최근 3년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73종, 2018년 82종에서 지난해 202종으로 급증했다. 올해부터는 카드사가 수익성 분석을 통해 향후 5년간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품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면서 지난해보다 단종되는 카드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이 불러온 소비 트렌드와 금융환경의 변화도 카드의 존폐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소비와 온라인 콘텐츠 이용이 급증하고, 각종 페이 등 간편결제 이용이 대폭 확대됐다. 동시에 항공 마일리지나 면세점 혜택 등 여행 관련 카드는 인기가 급락했다.

반면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 새로운 카드 역시 쏟아졌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각각 118종과 32종이 새로 나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 행태의 변화로 고객이 선호하는 서비스가 달라지면서 새로운 카드가 대거 출시되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카드는 사라지면서 올해 유난히 단종과 출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에 따라 카드사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카드를 단종시키거나 새로운 카드에 고비용 혜택을 넣을 수 없게 되면서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만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더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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