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 비율 112.7%로 고평가
“펀더멘털과 주가 간 괴리” VS “참고지표의 하나”

30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 27일 현재 국내총생산(명목‧GDP)에 견준 국내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코스피·코스닥 합산) 비율은 112.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 한국거래소 캡쳐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버핏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일컫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이 척도를 높게 평가하면서 버핏 지수라고 부른다. 버핏 지수가 70~80%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거품이 낀 고평가 증시로 여긴다. 

세계 증시의 버핏 지수가 100%를 넘긴 것은 2000년, 2002년, 2008년 등 세 번뿐이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각국의 경제 봉쇄로 GDP가 줄어든 상태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버핏 지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2,630선에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증시의 고평가 판단지표인 버핏 지수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30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 27일 현재 국내총생산(명목‧GDP)에 견준 국내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코스피·코스닥 합산) 비율은 112.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치가 발표된 직전 4개 분기(2019년 3분기∼2020년 2분기) GDP 수치를 적용해 산출한 비율로 실제 올해 연간 GDP와 비교한 시가총액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올해 하반기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전 버핏 지수 최고치는 코스피가 직전 고점을 기록했던 2018년 1월 29일의 106.4%(2018년 GDP 기준)였다.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증시가 역사적 평균 대비 고평가됐는지, 아니면 저평가됐는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곧잘 사용된다. 증권가에서는 GDP에 견준 현 시가총액 비율은 과거 추세와 비교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장기추세에서 이탈한 것은 기초여건, 즉 펀더멘털과 주가 간 괴리의 크기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버핏 지수가 112.7%를 기록한 것은 GDP에 반영되지 않은 백신 상용화 기대, 한국판 뉴딜 등 대규모 정책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며, 이 같은 시장의 기대 요인들이 현실화하지 못하면 주가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버핏 지수는 증시를 평가하는 여러 참고지표의 하나일 뿐 현시점에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다른 증시의 경우 버핏 지수가 훨씬 높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만 너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체 상장사를 윌셔 5.000 지수로 산정한 미국의 버핏 지수는 이달 초 기준으로 170% 수준이다. 지난 1974년 만들어진 윌셔 5,000 지수는 당시 5,000개의 상장사를 포함하고 있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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