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달러화 지수, 92 아래로 하락하며 2018년 이후 최저치
시티그룹, 내년에 추가로 20%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 제시

달러 가치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앞으로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각) ICE 달러화 지수가 이번 주 92 아래로 떨어지면서 20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달러 가치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앞으로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보급으로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투자자들 역시 안전자산보다는 수익률을 고려한 위험자산 선호 움직임을 보이며 달러화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 하락, 특히 원/달러 환율의 급락은 우리나라의 실물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로 경기침체를 가속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으나 하락 기조는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원 30전 내린 1,104원 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저점인 지난 18일의 1,103원 80전에 근접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각) ICE 달러화 지수가 이번 주 92 아래로 떨어지면서 20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ICE 달러화 지수는 미국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산출하는 지수로 전일 92.02에 거래됐다. 지난 9월 1일 이후 최저치인 91.927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한 것이다.

당초 달러 가치는 코로나 19 사태 초기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급등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규모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달러화 공급을 늘리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ICE 달러화 지수는 지난 3월 고점보다 이미 10.5%나 내린 상태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달러화 공급이 크게 늘고 미국 정부의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2000년대 초반처럼 대규모 쌍둥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 등이 원인이 됐다. 최근에는 백신 개발의 진척으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확산하면서 달러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씨티그룹은 달러 가치가 내년에 추가로 20%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간 6%, ING는 10%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WSJ은 코로나 19 백신이 성공하고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덜 적대적인 무역정책을 취하면 세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이런 시나리오에서 투자자들이 달러화 자산이 아닌 저평가된 자산을 사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