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은 “이란과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4년을 완전히 뒤집고, 대통령 임기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TV로 방영된 각료 연설에서 “차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다면,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등과 합의한 이란 핵 협정으로 다시 되돌아가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과 미국은 모두 지난 2017년 1월 20일에 맺어진 조건부로 복귀할 것을 결정하고 발표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바이든 정부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이는 많은 문제에 대한 훌륭한 해결책이 될 수 있고, 경로와 조건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해,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이 향후 바이든 대통령에게 어떤 기대를 할 것인지 윤곽”을 드러냈다고 알 자지라는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첫 단계로 차기 미국 행정부가 트럼프의 대이란 정책을 명시적으로 비난하기를 바란다”면서 “반(反)인권적이고 테러리즘적인 정책”이라고 트럼프의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전임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의 정책은 항상 명확하며, ‘약속을 위한 약속, 행동을 위한 행동, 분리를 위한 결정, 존중의 존중’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2015년 이란과 세계 강대국 간 맺은 획기적인 핵협상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가혹한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이란이 중동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인 코로나19와 싸우기 시작하면서 제재는 강화 더욱 더 됐다. 이 코로나19로 인해 이란에서는 현재 거의 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 운동을 ‘경제와 의료 테러(economic and medical terrorism)’의 사례로 규정하고, 향후 미국 행정부가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 트럼피즘의 종말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것은 이란인들이 ‘경제전쟁에서 승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이번 경제전쟁에서 이란이 승리를 거둔 것과 적군이 확실한 패배를 보인 것 중 하나가 트럼프 시대의 종말”이라고 단언하고, “이 사람은 독립 국가들, 특히 이란과 팔레스타인 국가들을 상대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지난 3년 동안은 1988년에 끝난 이란-이라크 전쟁 8년에 이은 새로운 ‘성스러운 방어(holy defence)의 신호’”라면서 “두 전쟁 모두 서방과 동방의 적군이 공격을 하는 동안 이란은 홀로 서 있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란을 겨냥한 국가들이 제재가 무용지물이라는 현실을 이룰 때까지 이란이 저항하고 '제재 해제와 극복'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한편,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도 “한 번 제재를 해제하는 길을 시도했고, 수년간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가 없었다”면서 “우리가 노력과 혁신을 통해 제재를 극복할 수 있고, 문제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데, 상대방이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고 여긴다면 점차 제재를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