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도 지난 9월 말 부실채권 비중 0.65%로 역대 최저
미래 위험 상존, 대손충당금 적립률 1년 새 20.8%포인트 올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0.65%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보다 0.06%포인트,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이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은행들은 보유하고 있는 여신(대출)을 자산 건전성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자산 건전성이 가장 양호한 상태인 정상에서부터 회수가 어려운 정도에 따라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것이다.

요주의는 연체 기간이 3개월 미만, 고정은 3개월 이상, 회수의문은 1년, 추정손실은 1년 이상이다. 은행들은 기업과 가계에 내어준 대출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돼 떼일 우려가 있는 여신, 즉 고정 이하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말 부실채권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저금리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완화, 정부의 코로나 19 금융지원 정책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신규 부실채권 발생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파장이 시간을 두고 금융권을 강타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130.6%까지 끌어올리며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들이 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미리 추정, 수익 일부를 충당해 둠으로써 자본이 잠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립하는 자금이다. 해당 채권이 회수 불가능하게 되면 대손충당금으로 상계 처리하는데, 적립률이 높을수록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쉬워진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0.65%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보다 0.06%포인트,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이다.

전체 대출 규모는 2,148조7,000억 원으로 3개월 전보다 43조7,000억 원, 1년 전보다 189조 원 늘어난 반면 부실채권 규모는 같은 기간 각각 9,000억 원, 2조7,000억 원 줄어든 결과다.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은 2018년 3분기 말의 0.96% 이후 줄곧 0%대를 유지하다 이번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3분기 중 새롭게 발생한 부실채권은 2조7,000억 원 규모로 2분기의 3조6,000억 원이나 지난해 3분기의 3조9,000억 원보다 적다. 같은 기간 은행들이 매각이나 담보 처분을 통한 회수 등의 방법으로 정리한 부실채권은 3조6,000억 원 규모다. 지난 2분기에는 4조5,000억 원, 지난해 3분기에는 4조6,000억 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했었다.

부실채권 잔액은 9월 말 기준으로 14조1,000억 원이다. 항목별로 보면 기업 여신이 12조 원(85.5%)으로 가장 많고, 가계 여신은 1조9,000억 원, 그리고 신용카드 채권은 1,000억 원이다.

이처럼 현시점의 지표는 양호하다. 하지만 은행들은 앞으로의 위험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대출해준 돈을 떼이는 상황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0.6%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보다 9.4%포인트, 지난해 9월 말보다는 20.8%포인트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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