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월평균 주류 1만9,651원, 담배 2만3,329원 지출
코로나 19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 많아 소비 증가 분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집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가계의 술·담배 소비지출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 시민이 주류 코너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우리나라는 술과 담배 소비가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부과 세금이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세율은 높은 편이다. 특히 술과 담배는 비용적인 부담과 직접 연결되는 제품 구매 자체뿐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과 업무 생산성 감소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집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가계의 술·담배 소비지출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집콕은 방콕이란 말과 비슷한 뉘앙스다. 하지만 방콕이 방안에 콕 틀어박혀 쉬거나 논다는 의미라면 집콕은 자발적이기보다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강제적으로 집안에 틀어박혀 지낸다는 의미가 강하다.

25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 의 월평균 가계지출 가운데 주류·담배 소비지출 금액은 4만2,980원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주류(1만9,651원)와 담배(2만3,329원) 소비지출 모두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다.

일반적으로 외식하며 마신 술은 음식·숙박 소비지출로 집계된다. 하지만 가계지출 가운데 주류 소비지출은 음식점에서 쓴 것이 아니라 가계에서 직접 술을  사는 데 쓴 돈으로 볼 수 있다.

올해 1분기 술·담배 소비는 1년 전보다 4.2% 감소했으나 2분기에는 9.5%, 3분기에는 10.7%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 19 확산 영향이 본격화한 이후에는 분기마다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3분기 증가율은 지난 2016년 1분기의 22.2% 이후 최대 폭이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 19 이후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술이나 담배 소비가 늘어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16년까지는 다목적 표본으로 조사하다 2019년부터는 전용 표본으로 조사하면서 소득과 지출이 전체적으로 늘어난 경향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은 지난 2016년까지 소득과 지출을 통합한 가계동향조사를 시행하다가  2017년부터 소득은 분기 단위, 지출은 연간단위로 분리해 조사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재차 소득·지출 조사를 다시 통합했다.

주류·담배 소비지출 역대 최대 기록은 소득과 지출을 통합해 조사한 2003∼2016년과 2020년 분기별 수치를 비교한 결과인데, 소득·지출 통합 방식은 같더라도 표본 조사 방식이 달라져 단순 비교는 유의해야 한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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