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말 1,682조1,000억, 전 분기 대비 44조9,000억 늘어
코로나로 인한 생활고, 주택 구매 ‘영끌’, 주식 ‘빚투’ 영향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 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많았다. 그래프=한국은행 제공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생활고, 주택 구매를 위한 ‘영끌’, 그리고 주식 투자를 위한 ‘빚투’ 등이 겹치면서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부채와 관련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과 달리 가계의 경우 대출을 받아 이를 운용한 수익 창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빚’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 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많았다. 2002년 이전의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3분기 잔액이 사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3분기 가계신용은 2분기 말의 1,637조3,000억 원보다 44조9,000억 원(2.7%)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16년 4분기의 46조1,0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가계신용 중 카드 사용금액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현재 잔액은 1,58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이고, 3분기 증가액 39조5,000억 원은 2016년 4분기의 41조2,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90조4,000억 원으로 3분기에만 17조4,000억 원 불었다. 증가 폭이 2분기의 14조8,000억 원보다 더 커졌고, 2016년 4분기의 24조2,000억 원 이후 3년 9개월 내 최대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695조2,000억 원으로 3분기에 22조1,000억 원이나 뛰었다. 증가액은 2분기 9조4,000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급증한 것은 3분기 중 주택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2분기나 지난해 3분기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주택자금 수요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인데, 주식 투자자금 수요도 있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여기에 코로나 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면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분기 증가액을 기록한 것이다.

가계대출 추이를 창구별로 보면 2분기 말과 비교해 예금은행에서 26조 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은행은 아니지만 예금을 취급하는 기관에서 3조1,000억 원,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10조4,000억 원 대출이 늘었다.

3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96조6,900억 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에서 5조4,000억 원 늘었다. 이 역시 분기 증가액을 기준으로 최대 기록이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