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8,000억 규모…창사 이래 최대 단일계약
러시아 아틱 LNG-2 프로젝트 관련 가능성

삼성중공업이 23일 유럽 지역 선주와 총 25억 달러(2조8,072억 원) 규모의 선박 블록·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중공업이 창사 후 체결한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2조8,000억 원 규모의 대형 수주계약을 따냈다. 한국 조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수주가뭄을 이기고 연말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도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23일 유럽 지역 선주와 총 25억 달러(2조8,072억 원) 규모의 선박 블록·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중공업이 창사 후 체결한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2월까지다. 

삼성중공업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선업계와 외신 등을 종합하면 이번 수주는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북극·아틱) LNG-2 프로젝트와 관련돼 있을 공산이 크다. 

아틱 LNG-2는 러시아 시베리아의 기단(Gydan) 반도에 있는 가스전 이름으로 러시아가 2025년까지 연간 1,98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LNG-2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에너지기업 노바텍은 앞서 LNG 수송에 필요한 쇄빙 LNG 운반선 15척을 러시아 국영 조선소인 즈베즈다에서 건조하기로 확정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아틱 LNG-2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 운반선의 기술파트너로 선정돼 즈베즈다와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쇄빙 LNG 운반선 5척에 대한 공동건조 계약도 체결했다.

LNG-2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노바텍이 즈베즈다와 건조 계약을 체결했지만 즈베즈다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쇄빙 LNG 운반선을 독자적으로 만들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삼성중공업과 손잡게 된 것이다. 쇄빙 LNG 운반선은 북극의 두꺼운 얼음을 깨면서 항해할 수 있는 선박으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즈베즈다가 추가로 쇄빙 LNG 운반선 10척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협업 사례가 있고 기술력과 노하우가 풍부한 삼성중공업과 계약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왔었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수주가 즈베즈다와의 추가 10척 계약이라고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5척 계약 이후 추가로 10척을 계약할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왔다”며 “이번 계약 체결로 즈베즈다와의 계약이 최종 완료된 셈”이라고 말했다.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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