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제 주거비 지출 월평균 8만4,200원, 전년 동기 比 1.6% 늘어
월세가 실제 주거비 지출 대부분 차지, 여타 소비 제약하는 요인 작용

23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실제 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8만4,2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공개한 ‘더 나은 삶 지수 2017년 판’을 보면 한국인은 소득 가운데 15.2%를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공개한 ‘더 나은 삶 지수 2017년 판’을 보면 한국인은 소득 가운데 15.2%를 주거비로 지출한다. 월 500만 원을 버는 가구라면 76만 원 정도를 주거비로 지출한다는 얘기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월세 시대가 도래하면 영국(23.7%), 일본(22.3%), 미국(18.4%)처럼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전세 시대는 저물고 월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의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전‧월세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 시대가 도래하면 전세 보증금을 은행 대출금처럼 활용해 투기를 하거나 집값이 급락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등의 문제점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본격화되면 서민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주거비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나며 올해 들어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에서는 월세 비중이 상승했다. 세입자가 월세를 줄이기는 어려운 만큼 늘어난 월세지출은 결국 여타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3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실제 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8만4,2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실제 주거비 지출의 경우 전세는 포함되지 않고 월세 및 기타의 제 주거비로 구성된다. 무상주택, 영구임대, 사택 거주자가 유사한 시설을 빌릴 때 내야 하는 기타의 제 주거비는 비중이 작아 실제 주거비 지출은 상당 부분 월세지출이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실제 주거비 지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 줄어든 7만3,700원, 2분기에는 1.8% 감소한 7만8,900원이었지만 3분기 들어 8만4,000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월세 비용이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의 실제 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9만5,500원, 2분위의 지출은 평균 9만6,400원이었다. 고소득층일수록 자가에 거주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소득 상위 60%의 월평균 실제 주거비 지출은 하위 40%보다 적었다.

월세 물가도 상승세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월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까지 마이너스였다가 4∼5월에는 보합, 6월(0.1%) 이후 10월(0.3%)까지 상승 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본 가구의 주거비 추이’ 보고서에서 저소득가구를 중심으로 주거비의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여타 소비지출 및 소비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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