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하의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수, 사상 처음 5%대
30대의 매수도 강세…서울 아파트의 38.5%로 역대 최고

사진: 20대와 30대 등 젊은 층의 아파트 공황매수(패닉바잉)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서울시 동대문구 內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20대와 30대 등 젊은 층의 아파트 공황매수(패닉바잉)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2030 세대는 전통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매수 비중이 낮은 연령층임에도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월 젊은 층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아 집을 산다는 신조어)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을 공개하면서까지 젊은 층의 공황매수 진정을 꾀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서울의 경우 2030 세대의 지난달 아파트 매수 비중은 무려 43.6%에 달한다. 2030 세대가 사들인 서울 아파트가 10건 가운데 4건 이상인 셈이다.

최근의 집값 급등세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일생일대의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 세대의 공황매수가 심화하는 것은 아파트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데다 전세난까지 더해지면서 막차를 타자는 심정으로 매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9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이하가 전국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3,5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의 2,848건보다 25% 늘어난 것으로 2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지난달 20대 이하가 사들인 아파트는 전체 6만6,174건의 5.4%로 지난해 1월 연령대별 통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5%대에 올라섰다. 20대 이하의 아파트 매수 비중은 서울(5.1%)과 경기(6.0%), 인천(7.6%)에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의 중저가 아파트를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의 가격 ‘키 맞추기’가 계속되고 있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확산하면서 전통적으로 매수 비중이 낮은 20대 이하의 불안 심리가 움직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30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지난달 38.5%로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의 30대 매수 비중은 올해 2월 33.0%까지 올랐다가 5월에는 29.0%로 낮아졌다. 하지만 6월(32.4%)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7월 33.4%, 8월 36.9%, 9월 37.3%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20대 이하와 30대를 모두 합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43.6%에 달한다. 2030 세대가 사들인 아파트가 10건 가운데 4건 이상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1만6,002건에서 8월 6,880건, 9월 4,795건, 10월 4,320건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2030 세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지금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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