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전에 돌입했다. (사진=대한항공)

[시사경제신문=서경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전에 돌입했다.

KCGI “지난 16일 졸속 결정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한진칼 이사회가 현재의 지분구도를 크게 변동시키는 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에 대해 18일 법원에 긴급히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고 18일 밝혔다.

KCGI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위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국민혈세를 이용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시도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KCGI는 “이 거래에 따른 모든 자금부담은 산업은행이 집행하는 국민의 세금과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한항공의 일반주주들의 주머니에서 충당된다”며 “정작 조원태 회장은 자신의 돈은 단 한푼도 들이지 않고, 한진칼 지분의 약 10%를 쥐게 되는 산업은행을 백기사로 맞이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심각한 주주권 훼손도 문제로 제기했다. KCGI는 “이미 KCGI를 비롯한 한진칼의 주요주주들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현재 8000억원을 자체 조달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이고, 만에 하나 한진칼에 추가자금이 필요하다면 불필요한 자산 매각, 담보차입 또는 채권 발행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다”며 “때문에, 굳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긴급하게 국민의 혈세를 동원할 아무런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유상증자는 불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신주발행이 무효라는 것은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라며 “그럼에도 한진칼 이사회는 주주들의 의견에 대한 어떠한 수렴절차도 거치지 아니하고 심지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등에 관한 아무런 실사조차 실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신주발행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KCGI 등 주요주주들은 한진칼의 이사회에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한 위법한 신주발행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으나, 한진칼 이사회는 이마저 철저하게 무시했다”며 “이번 신주발행이 어떠한 불법적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절박한 필요에 의한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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