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수출 호조 불구, 교역 여건 악화
수출 살아나더라도 저유가로 총수입 부진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액 1조 달러 수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세계 교역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과 수입 모두 예년만 못한 탓이다. 사진=한국 무역협회 제공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11월 들어 1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증가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충격으로부터의 회복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액 1조 달러 수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세계 교역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과 수입 모두 예년만 못한 탓이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41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 수는 7.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일보다 0.5일 많았다. 조업일 수를 반영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2.1% 늘었다.

하지만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액과 수입액을 더한 무역액(잠정치)은 7,98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15억 달러보다 8.4%(735억 달러) 감소했다. 수출액은 4,158억 달러, 수입액은 3,822억 달러였다.

올해 연간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하려면 11∼12월 무역액이 2,020억 달러를 넘어야 한다. 지난해 11~12월 무역량은 1,741억 달러였다. 남은 두 달간 최소한 지난해 실적을 훨씬 뛰어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연간 무역액 1조 달러를 돌파한 뒤 4년 연속 기록을 이어갔다. 2015년과 2016년에는 달성에 실패했지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1조 달러 기록을 세웠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1조 달러 수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들어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올해 수출은 코로나 19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 9월에서야 7.6% 증가로 돌아섰다.

10월에는 다시 3.6% 감소했다. 다만 총수출액은 9월 480억 달러에 이어 450억 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4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수입액은 코로나 19 이후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다 9월 1.6% 증가로 돌아선 뒤 지난달에는 다시 5.8% 감소했다. 총수입액은 지난 3월 418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줄곧 400억 달러를 밑돌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액이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한 탓이다.

무역업계에서는 수출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음에도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넘으려면 수출과 동시에 수입도 함께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의 저유가 기조 등을 고려했을 때 1조 달러 수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인 셈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6월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액을 9,500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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