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이재영 기자
- 입력 2020.11.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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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의 대표적 로봇 전문업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선보인 4족보행의 로봇 개 스팟(SPOT)은 계단을 오르내리고, 장해물을 피하며, 발로 차도 쓰러지지 않는다. 또 문을 열어주고, 주인에게 캔맥주를 갖다주기도 한다.
이 같은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소프트뱅크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됐으며, 지난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그룹에 팔렸다.
지난 2015년 처음 선보인 스팟은 360도 카메라를 장착한 채 네 발로 초당 1.58m의 속도로 뛸 수 있다. 방수 기능도 갖췄다. 다만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연구중심 조직이어서 스팟 외에도 기발한 로봇을 내놓았지만 사업화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최대 10억 달러(약 1조1350억 원) 규모로 현대자동차그룹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소식통은 아직 매각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고, 중간에 협상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이 향후 그룹의 핵심사업 분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함께 로보틱스 사업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항공기(PAV) 30%, 그리고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협업, 인재 영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 기술은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있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5월 미국의 로봇 스타트업 리얼타임로보틱스에 17억5500만 원을 출자해 지분 2.62%를 확보한 바 있다. 리얼타임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프로세서는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예정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언제나 다양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