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트남에 대한 환율조사 통해 관세부과 가능성 높아
시장 매력 높은 말레이시아에 교역·투자 늘리는 전략 필요

지난 1988년부터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우리나라의 베트남 투자액은 683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일본(595억 달러), 싱가포르(539억 달러)를 앞지르는 명실상부한 투자 1위 국가다. 사진=베트남 인베스트먼트 리뷰 VIR 해당기사 일부 캡처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베트남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의 교역(수출입)액 규모가 692억 달러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양국이 올해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교역액 규모 역시 1,000억 달러에 달한다.

투자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는 베트남에게 각별한 존재다. 지난 1988년부터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우리나라의 베트남 투자액은 683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일본(595억 달러), 싱가포르(539억 달러)를 앞지르는 명실상부한 투자 1위 국가다.

하지만 이 같은 편중이나 쏠림은 위험하며, ‘제2의 베트남’으로 부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로 교역 및 투자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9일 펴낸 ‘베트남+1, 말레이시아를 주목하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아세안 수출의 50.7%, 해외직접투자의 46.8%는 베트남에 집중됐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환율조사를 통해 관세부과 등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 “베트남 이외의 국가로 수출 및 투자,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베트남 플러스 원’ 전략으로 말레이시아가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8%로 아세안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비즈니스 환경 순위에서도 190개국 가운데 12위에 올랐으며, 1인당 국민소득 역시 1만 달러가 넘는다.

특히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말레이시아의 고급소비재 수입이 연평균 9.1%씩 성장하면서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소비재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아울러 중간재 수입에서도 지난해 전기·전자·반도체 등 고위기술 품목의 수입 비중이 37.5%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2010년 8.7%에서 2019년 4.7%로 오히려 감소했다.

보고서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 되는 석유화학, 플라스틱, 고무 분야에서 고부가합성수지 등 기술 집약도가 높은 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투자 부문에서는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업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공유·정수기 렌탈 서비스 등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선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후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볼만 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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