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ㆍ소비ㆍ투자'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
글로벌 경제는 일시 회복 후 재침체 ‘경고음’

 

우리나라의 지난 9월 생산, 소비, 투자가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이 지난 3~4월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 때보다 더 거센 2차 대유행에 휩싸이면서 경기가 일시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지는 더블딥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위치한 기업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정영수 기자] 우리나라의 지난 9월 생산, 소비, 투자가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지표들이 한 방향으로 경기회복을 가리키고 있다며 4분기 전망도 밝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이 지난 3~4월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 때보다 더 거센 2차 대유행에 휩싸이면서 경기가 일시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지는 더블딥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경제의 기상도는 경기회복과 더블딥 공포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3% 증가했다. 7월 0.1%에서 8월 -0.8%로 꺾인 뒤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 같은 산업생산 증가는 수출이 개선된 덕분이다. 지난달 수출은 1∼3위 품목인 반도체(11.8%), 일반기계(0.8%), 자동차(23.2%)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동기 대비 7.7% 늘어났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액은 1.7% 늘었다. 8월(3.0%)보다 증가 폭은 축소됐지만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투자 역시 7.4% 증가했다. 3월(7.5%) 이후 6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기계류(-1.5%)는 줄었지만 선박 등 운송장비(34.3%) 투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6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라 4개월째 상승을 이어갔다.

두 지수가 4개월 연속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2006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9%를 기록했다. 1분기(-1.3%)와 2분기(-3.2%) 잇따라 뒷걸음쳤던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되며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3분기 성장률이 반등하고, 9월 산업활동동향 역시 생산ㆍ소비ㆍ투자가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하자 홍 부총리는 4분기 전망을 밝게 하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공포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 19 환자가 속출하자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제가 다시 추락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 4~5월 대비 최대 10배 이상 많은 상태다. 이에 프랑스는 30일부터 최소 한 달간 전국 봉쇄에 들어갔으며, 독일과 이탈리아 역시 상당 수준의 경제활동 봉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일리노이주는 시카고 식당의 실내영업을 중단했고, 뉴욕주 역시 확진율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경제활동 봉쇄는 소비 침체에 따른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는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IHS마킷의 10월 유로존 구매관리지수(PMI)가 49.4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0.4보다 1포인트 하락한 것인데,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하강 우려가 높다는 의미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코로나 19가 다시 퍼지고 있는데 벌써 독감 유행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50%를 넘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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