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오쩌둥 반열에 올라가려는 시진핑 장기집권의 모습은 ?
-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혼란과 실패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 원동력

중국의 지도자들과 선전자들에게 있어서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경쟁 시스템의 혼란이나 실패는 절대적인 자신감과 안정감을 과시하는 그들 자신의 체제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진 : 위키피디아)

세계의 어느 나라나 장기 계획이라는 것을 세운다. 그러나 그 장기 계획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경된다. 특히 지금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의 시기에는 몇 년은커녕 몇 주일 전에 세운 계획도 달라질 수 있는 급변의 시기이다.

대체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중국은 장기적인 계획에 능하다고 한다. 올해는 2020, 중국은 앞으로 15년 동안 무엇을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제(Agenda)를 설정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제 2차 파동이 겨울철을 앞두면서 유럽을 비롯해 대유행이 시작되고 이고, 따라서 각국 정부들은 혼란에 빠져들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몇 주 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서는 중국 지도자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만났다고 미국의 CNN29일 전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일련의 비공개회의에서 중국공산당 고위 관리들은 중국의 차기 5개년 계획을 구체화하고, 나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현대화를 달성하라(basically achieve socialist modernization)”는 시한을 정한 2035년의 장기 제안인 비전(Vision)'을 작성했다.

집단지도체제의 형식을 가진 중국공산당 집권 세력은 합의된 것이 크든 작든 그 무엇이든지 13억 인구의 나라 전체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며, 중국 공산당 관료, 국가통제기업, 그리고 모든 권력이 있는 안보 국가에 의해 모든 수준에서 시행될 것이다.

2021년 '법률과 계획 등을 잘 살펴보지도 않고 승인하는 중국 국회(rubber-stamp parliament)'가 소집될 때까지,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 수 있지만, 국영 언론에서 시사 하는 주요 목표는 미국의 압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내총생산(GDP)성장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술과 과학의 자급자족을 달성하는 것이다.

공산당 주도의 사회주의에서는 이런 종류의 장기계획은 종종 뒤집히는 민주주의의 성격과는 대조적이다. 민주주의는 한 정부가 세운 약속과 계획이 다음 정부로 인해 취소되기 쉽다. 중국 관영매체에서는 베이징의 권위주의 체제의 정당성을 옹호하기 위해 자주 부각되는 지점이다. 서양식 민주주의는 장기간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식 체제가 서양식 민주주의보다 못한 것이 없다는 일관된 주장이다.

취임하자마자 주요 무역협정을 파기하고, 파리기후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고, 이란 핵 협정 해체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큼 이를 극명하게 한 미국 대통령은 거의 없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9일 논평에서 중국은 말을 지키는 나라(China is a country that keeps its words)”라고 말했다. “5개년 계획이 확정되면,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까지 국가가 그 시행을 보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이 지시한 것을 어긴다면 되겠는가? 그는 절대 군주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뱉어낸 말은 지켜야만 한다중국 내에서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다자주의를 외치면서 걸핏하면 남의 말은 틀렸다며 보복하려 드는 게 중국이다. 중국으 이 같이 이중성의 나라이다.

물론 중국이 이런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이유는 중국이 15년은 아니더라도 향후 5년 동안 지도자들이 정치적 안정을 확신하도록 보장하면서 이견 없는 권위주의적 체제에 의해 통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장기집권의 틀을 이미 짜놓았다. 정치적 안정이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는 기틀이 있긴 하다.

시진핑 주석은 2012년 지도자가 된 이후, 중국에 대한 절대 권력을 계속 과시하며, 수많은 공식 직함을 수집하고 평생 통치할 길을 열어왔다.

그는 또한 공산당 내부의 잠재적인 도전들을 무자비하게 제거, 올해 초 그의 반부패 캠페인의 새로운 단계를 시작했는데, 그로인해 시 주석의 두 번째 총서기와 인민해방군(PLA)의 수장으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그 이후에도 장기 집권 가능성은 얼마든 지 남았다.

올해 초 한 고위 관리는 반부패 캠페인이 1941년 마오쩌둥의 경쟁상대를 숙청하고 공산당을 절대적으로 장악하려는 핵심 캠페인인 연안정풍운동(延安整风运动, Yan'an rectification)’의 틀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안정풍운동이란 1940년대 중국공산당이 당내 잘못된 풍조를 바로잡는 것을 골자로 펼친 정치운동이며, 삼풍정돈(三風整頓)이라고도 한다. 3개의 풍조인 주관주의, 종파주의, 형식주의를 바로잡는다는 목표를 세웠고, 초기에는 공산당원들 사이에 서로를 적극 비판하라는 슬로건인 언자무죄(言者無罪)’를 기치로 내걸었으나, 나중엔 시대의 어두운 면을 풍자하고, 공산당 고위층을 비판하는 문예작품이 많아지자 마오쩌둥을 비롯한 지도부가 문인들과 지식인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관측통들은 시진핑 주석이 현재 임기가 끝날 때 잠재적으로 마오쩌둥 의장의 직함을 물려받음으로써 본질적으로 그가 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시 주석은 이미 2018년에 이를 가로막는 법적 장벽을 제거했음) 2선 국가주석으로서의 전통을 거스르는 어색함을 피할 수 있는 다른 방식으로 마오쩌둥을 따를 것이라고 기대가 점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절대 강대국은 시진핑(67)주석이 15년 후 82번째 생일을 맞이할 것을 내다보며, 이달에 예정되어 있는 제145개년 계획과 2035년 비전까지 야심차게 목표치를 정하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대학의 중국 정치 전문가인 데이비드 반두르스키(David Bandurski)는 이번 주에 이 같은 노력이 목표를 달성하고, 목표를 세우는 것뿐만이 아니라 중앙정부의 권력과 체제, 방법의 정당성에 대한 중국공산당(CCP)의 주장을 새롭게 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도자들과 선전자들에게 있어서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경쟁 시스템의 혼란이나 실패는 절대적인 자신감과 안정감을 과시하는 그들 자신의 체제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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