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 체결 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로써 새로운 도약을 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급휴직과 인수 합병 무산,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대량 해고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사경제신문 자료사진)

[시사경제신문=김혜윤 기자]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 체결 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로써 새로운 도약을 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급휴직과 임금체불, 인수 합병 무산,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대량 해고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다사다난한 이스타항공 사태를 순서대로 정리해봤다. 

국내 LCC 거대공룡 기대했던 이스타항공···제주항공, 결국 이스타 ‘인수’ 포기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수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약 695억원)이며 지분비율은 51.17%로 인수 금액은 695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국내 독보적인 LCC 계 1위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이례적인 감염병이 대유행하게 되면서 결국 하늘길까지 끊기고 말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악화로 이스타항공은 올해 해 2월엔 40%의 임금을 지급했고, 이후 3월부터 직원들에게 월급을 전혀 지급하지 못했다. 

이 와중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의 인수 일정은 계속해서 미뤄졌다. 제주항공은 4월 29일까지 545억원의 매각대금 중 계약금 119억5000만원을 제외한 425억5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28일 돌연 연기를 결정했다. 

결국, 지난 7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은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제주항공 측은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인수 포기를 알렸다. 

인수·합병(M&A) 무산에 이스타항공 직원 대량 위기···우려가 현실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후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이 전망됐고,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이스타항공은 10월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했다. 사진은 10월 14일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사태에 정부와 여당이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주현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후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이 전망됐고,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항공기를 9대 반납하고 최근 8대를 추가 반납해 6대만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력도 400여명 수준으로 감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태를 막기 위해 노조는 기업 회생을 위한 고통분담을 제시했다. 현 직원을 3개조로 편성해 1개월은 근무하고 2개월은 순차적으로 순환무급휴직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이 제안조차 거부했다. 

결국,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업계 첫 번째로 10월 14일 605명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정리해고와 관련해 “항공기가 6대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인력을 감축한다”며 “현재 회사 규모로는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 회사 매각을 위해 규모를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측은 “고통을 감내하며 8개월째 임금을 못 받았지만 정리해고됐다”며 “사측과 정부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량해고 사태 이전’ 이상직 민주당 ‘탈당’·자녀 이스타항공 ‘등기이사 사임’···“책임회피론 거세”

이스타항공의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녀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가 지난 9월 초 이스타항공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며칠 후 9월 24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당에 무거운 짐이 된 것 같아 참담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대주주의 부모로서 현 상황의 무게와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피할 생각이 추호도 없고 그렇게 행동해 오지도 않았다”라며 “잠시 당을 떠나겠다. 저에 대한 의혹을 소명하고 되돌아오겠다”며 탈당과 동시에 복당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이 의원은 탈당 소식엔 좋지 않은 시선이 따랐다. 사과보다는 이스타항공 사태에 대한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직원 615명 해고를 불러온 이스타항공 사태에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27일 14일째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달 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계획이다. 사진은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노종사 노조위원장의 모습. (사진=김주현 기자)

이 의원의 자녀 등기이사 사임과 이 의원의 탈당 소식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212억원이 있다고 신고한 이상직 의원은 기업회생과 노동자생존권을 위한 사재 출연 등 이스타항공 실소유주로서 책임이 있는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라며 “직원의 고통 분담 의지를 꺽고 일부 주주들만의 이익을 챙기려는 파렴치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상직 의원이 탈당한 4일 후인 28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의 책임을 요구하며 운항재개와 고용유지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정부와 여당에게 촉구했다. 

이들은 “이 의원 탈당은 파산 위기 및 정리해고 사태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정부와 여당은 이스타항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이 의원의 탈당으로 손절해서 안 된다. 이 의원은 탈당하며 더불어민주당에는 사과했지만, 이스타 노동자들에는 일절 없었다”라며 “이 의원의 위선이 그의 탓만은 아니며 모든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지원하고 감싸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 의원이 탈당을 하며 정리해고 철회와 운항재개 등 이스타항공 재건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당국은 노동존중, 고용유지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시급히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현재 직원 615명 해고를 불러온 이스타항공 사태에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27일 14일째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달 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