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만 마이너스 통장ㆍ카드론 대출잔액 2조 원 넘어
채무조정 신청 4년 새 31% 증가, 신용불량자 전락 우려

 

 

20대에 불어닥친 취업 한파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통장과 마이너스 카드 대출(카드론)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20대가 대거 신용불량자로 내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20, 30대 취업 준비생들이 대거 몰렸다.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최근 들어 청년실업과 관련한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는 고전에 속한다. 인간관계, 내 집 마련 등 포기하는 것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젠 N포세대라는 말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의미의 이태백, 장기 미취업자를 뜻하는 장미족이란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20대에 불어닥친 취업 한파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통장과 마이너스 카드 대출(카드론)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20대가 대거 신용불량자로 내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6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의 마이너스 상품을 이용한 20대의 대출잔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2조14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집계임에도 2018년 말의 1조9734억 원, 그리고 2019년 말의 2조738억 원보다 월등한 수치다.

이를 업권별로 보면 올 상반기 기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잔액은 2조763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08억 원(3%) 가량 늘었다. 저축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04억 원(20.2%) 증가한 620억 원, 그리고 여신금융의 마이너스 카드론 대출잔액은 1억 원(1.5%) 증가한 68억 원이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마이너스 통장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6.5% 줄었는데, 20대에서만 20.2% 증가했다. 청년들이 제1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제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0대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이용한 건수는 17만7000건이며, 1인당 평균 1171만 원의 대출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대출은 1만4745건, 여신금융 2999건인데, 각각 1인당 평균 420만원ㆍ227만원의 대출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대의 마이너스 상품 신규취급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2조5304억 원에서 2019년 2조8138억원으로 11.2%가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1조7613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채무조정 신청 증가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실제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2015년 9519명에서 지난해 1만2455명으로 30.8% 늘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20대의 빚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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