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보고서, 미국 수입시장서 중국산 비중 급감
아세안 10개국 점유율은 3.09%포인트나 높아져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개편되면서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급감하고, 아세아의 점유율은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이다. 그래픽=시사경제신문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개편되면서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급감하고, 아세아의 점유율은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이다.

한국무역협회가 21일 펴낸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제재 이후 미국 내 수입시장 점유율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급감하고,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점유율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제재를 가한 이후 중국산 비중은 그해 상반기 17.25%에서 올해 상반기 13.21%로 4.0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베트남(1.30%P), 대만(1.04%P), 한국(0.87%P), 싱가포르(0.54%P), 태국(0.52%P)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점유율은 상승했다. 특히 아세안 10개국의 점유율은 7.65%에서 10.74%로 무려 3.09%포인트나 늘었다.

미국의 제재 품목 가운데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산업용 전자제품,반도체, 가전 등 전기·전자제품, 기계류, 그리고 생활용품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제품의 중국산 점유율은 2018년 상반기 35.3%에서 올해 상반기 15.7%로 2년 만에 14.11%P나 하락했다. 다만 농축수산물, 비철금속 제품 등은 제재의 영향이 미미했다.

우리나라는 중간재 수출을 중심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재 품목 수입시장 가운데 중간재 부문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8년 상반기 4.13%에서 올해 상반기 5.29%로 1.1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독일, 일본, 대만, 베트남 등 경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 2년 사이 미국 수입시장 구조가 급변한 것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 이후 기업들이 미·중 분쟁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중국 이외 지역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까지 겹쳐 이 같은 공급망 다변화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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